2014 한국 영화 시장을 뒤흔든 여름 대작 빅4 성적의 중간 점검을 해 볼 수 있는 시기다. 두 편의 결과가 윤곽이 잡혔고, 다른 두 편은 그 최종 스코어가 주목되는 상황.
우선 4편 중 가장 먼저 출격한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는 55만명의 오프닝 스코어로 화려하게 출발,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마감했다. 12일 기준 476만여명(영진위)의 관객을 동원,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인 470만 관객을 돌파한 것. 그러나 당초 영화계가 예상한 '최소 500만명'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군도'는 올 여름 한국영화 대작 빅 중 처음으로 출격, 본격 성수기 극장가의 포문을 연 작품으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군도'의 흥행세에는 '명량'의 영향이 컸다. 일주일 뒤인 7월 30일 개봉한 '명량'이 개봉 첫날부터 68만명이라는 괴물같은 흥행력을 보이며 극장가를 압도, 역대 최단 시간 개봉 12일만에 천만 돌파를 이뤄냈다. 영화 흥행사를 새로 쓴 것이다.
'명량'은 이제 역대 흥행 1위의 자리에 오를 전망. 오는 광복절 연휴에 '아바타'(1362만명)의 기록을 넘게 된다. 추석까지 상영이 이어진다면 1500만 관객이 넘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해적'은 27만 명의 오프닝 스코어로 출발한 후 2위 전략으로 꾸준한 흥행력을 보이고 있다. 당초 최약체로 여겨졌던 것이 오히려 반전으로 '기대 이상'이란 입소문이 흥행에 한 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13일까지 누적관객수 254만여명을 기록한 '해적'은 이로써 개봉 8일만에 250만 관객을 넘었다. 특히 이는 올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추세보다 이틀 빠른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더불어 연일 '명량'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빅4 중 가장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평을 듣고 있는 '해적' 역시 추석 때까지 상영이 이어진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도 낼 법 하다.
빅4의 마지막 작품인 '해무'는 개봉 첫날(13일) 17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빅4 중 가장 무겁고 유일하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만큼 다른 영화들과는 맥을 달리하는 작품이다.
내부에서는 영화가 가진 자체의 힘을 믿고 있고, 그 힘이 관객 파이를 늘릴 것으로 전망한다. 또 8월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여름 블록버스터들이 존재해왔는데, '최종병기 활' 같은 경우가 그렇다. '해무'는 배급사 신흥강자 NEW의 진가를 판가름나게 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
중간까지는 '예상 반 반전 반'의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명량'이 이렇게 셀 줄 몰랐다는 반응이 지배적이고, '해적'의 루머는 반전의 효과를 가져왔다. '명량'과 팽팽한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군도'의 감상이 호불호가 많이 나뉘었다는 것도 두드러졌다. 얼마나 잘 만들었냐 보다는 얼마나 관객들의 입맛과 취향에 맞냐가 관건이었는데, 그 부분에서 '명량'이 제일 통했다. 화려하고 대담한 이번 빅4 대전의 최종 모습이 어떻게 될 지 주목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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