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종호가 무려 28년 만의 금메달 한풀이에 나선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인천 아시안게임 축구국가대표팀 최종명단이 14일 오전 10시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회관에서 발표됐다. 기대를 모았던 손흥민(22, 레버쿠젠)의 합류는 불발됐다. 대신 이광종 감독은 와일드 카드로 김신욱(26, 울산), 김승규(24, 울산) 박주호(27, 마인츠) 등을 선발하며 취약포지션을 메웠다. 충분히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최강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간 한국축구는 아시안게임과 지독하게 인연이 없었다. 가장 최근에 딴 금메달은 무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 북경 아시안게임부터 한국축구는 우승은커녕 결승전 진출조차 한 번도 없었다. 1990년 준결승에서 한국은 이란에 0-1로 발목을 잡혔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역시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1로 졌다.

1998년 방콕 대회는 가장 치욕으로 꼽힌다. 한국은 주최국 태국과의 8강전에서 연장전 골든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해 허무하게 탈락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멤버들이 총출동한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도 홈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준결승까지 승승장구했던 한국은 숙적 이란과 승부차기를 펼쳤지만 3-5로 졌다. 유일한 실축은 이영표뿐이었기에 더 아쉬움이 컸다. 당시 여파로 2002년 한일월드컵 최종멤버서 탈락한 이동국은 상무에 입대하게 됐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준결승까지 승승장구하고 각각 이라크와 아랍 에미레이트에게 0-1로 졌다. 번번히 4강 문턱에서 주저 앉은 한국축구는 월드컵 본선에 8회 연속 진출한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별명이 무색했다.
이광종호는 ‘이번에는 다르다’를 외치고 있다. 2002년 이후 처음으로 홈 개최와 월드컵 열기의 장점을 모두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신욱 등 와일드 카드도 어느 때보다 든든해 아시아 패권을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금메달을 딸 경우 병역면제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선수도 많아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과연 한국축구는 ‘4강의 저주’를 풀고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까. 2014 브라질 월드컵 결과에 실망했던 국민들은 다시 한 번 한국축구의 영건들에게서 희망을 보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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