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뜸패 없어도' 이광종의 선택, 韓 축구 저력 보일까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8.14 10: 18

손흥민(22, 레버쿠젠)은 없다. 으뜸패를 잃은 이광종 감독의 결단은 박주호(27, 마인츠)였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인천 아시안게임 축구국가대표팀 최종명단이 14일 오전 10시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회관에서 발표됐다. 기대를 모았던 손흥민의 합류는 불발됐다. 손흥민의 소속팀인 레버쿠젠이 차출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3일 "손흥민을 오는 9월 19일부터 인천에서 개최되는 아시안게임에 소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레버쿠젠 구단의 방한 때 손흥민의 2014 아시안게임 차출을 요청하는 공문을 구단 관계자에게 전했지만 레버쿠젠이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팀 전력을 고려해 차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이광종 감독으로서는 머리가 아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와 챔피언스리그 등을 거치며 실력을 증명하고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손흥민은 누가 뭐래도 이광종호의 으뜸패였다. 차출에 대한 우려는 있었으나 희망이 더 컸던 상황이기에, 손흥민이 합류하지 못하게 된 상황은 뼈아프다.
그러나 결정은 내려졌고, 대한축구협회 역시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는 손흥민 선수를 소집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레버쿠젠이 손흥민 차출 불가에 대한 답변을 지난 12일에 보내오면서 그를 대체할 선수를 선정할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는 점이다.
결국 이 감독은 손흥민 대신 박주호의 이름을 와일드 카드 한 자리에 올렸다. 김신욱(26, 울산), 김승규(24, 울산) 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박주호는 이 감독이 준비해놨던 숨은 패였다. 이 감독은 "박주호는 독일에서 사이드 어택과 수비형 미드필더 그리고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기도 했다. 전천후 선수로 2~3자리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선발하게 됐다"며 박주호 선발 이유를 밝혔다. 마인츠가 차출에 흔쾌히 응한 점도 이 감독의 결단을 뒷받침했다.
명단 발표 전까지는 손흥민의 대체자로 이명주(24, 알 아인)의 선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그러나 이명주 역시 소속팀이 문제가 됐다. 이 감독은 "이명주의 경우도 고민을 했다. 그러나 구단측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그런 문제 때문에 박주호를 선발하게 됐다"며, 박주호 선발로 중원에 안정감을 더하는 결단을 내린 이유를 전했다.
이외에도 K리그와 J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이 대거 승선해 이광종호의 기틀을 다졌다. 손흥민이라는 으뜸패는 잃었지만, 이 감독의 머리 속에서 그려온 '플랜B'가 1986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28년 만의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남자 축구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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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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