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불암과 나문희가 '기분 좋은 날'에서 연륜이 묻어나는 대사들로 감동을 안기고 있다.
두 사람은 SBS 주말드라마 ‘기분 좋은 날’ (극본 문희정, 연출 홍성창)에서 각각 김철수와 이순옥 역을 맡아 60년 동안 단 하나뿐인 친구이자 동반자로 해로해온 부부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극중 이순옥이 파킨슨병을 진단을 받게 된 후 담담하고 무심한 듯, 하지만 서로를 진심으로 배려하는 노부부의 두터운 애정을 담아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이와 관련 최불암과 나문희의 촌철살인 어록들이 삶의 참의미를 모색하게 만들며 뜨거운 공감을 얻고 있는 것. 두 사람의 '노장 어록'을 정리해본다.
◇ 부부애를 말하다
“당신 젊을 때 참~ 잘 생겼었는데. 그때로 돌아가 딱, 하루만 살아보고 싶어서”, “옛날 생각 말고, 지금. 오늘 잘 살 생각을 해. 오늘도 지나가면 또 그때가 좋았다~그럴 날 올 테니까!”(28회, 떡 작업을 하고 있는 김철수를 보며 옛날 생각에 잠긴 이순옥의 말에 철수가 대답하며)
“그게 남편이 아내한테, 아내가 남편한테 제일 첫째로 해야 되는 일이야. 잘 했다고 하면 더 잘하고 싶지! 난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이 사람한테 더 잘 할 거야. 다정이 봤지? 내 다리 아프다니 할아버지가 할미 손잡아 주는 거. 그게 부부지!”(29회, 정다애(황우슬혜)와 강현빈(정만식)결혼식에서 부부에 대한 의미를 전달해주는 순옥)
“뭐든 해주고 싶고, 내 사람 다른 사람에게도 대우 받게 해주고 싶은 거, 저게 진짜 좋아하는 마음이다”(29회, 정다정(박세영)에게 따뜻하게 대하는 손자 서재우(이상우)를 보면서 훈훈하고 기분이 좋은 철수가 한마디하며)
“난 서서방 보기 미안해 나가고 싶어요.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지금껏 아들 노릇하느라 고생했는데 내 병치레까지 하게 할 수 있나?”, “내가 있는데 왜 서서방이 해?! 나가자고! 자넨 증손주 업어주려면 딴 생각 말고 약 열심히 먹고, 무조건 버텨!”(31회, 파킨스병에 걸린 순옥이 사위 서민식(강석우)을 걱정하며 나간다고 하자 철수가 순옥을 격려하며)
“신발 사주면 도망간다는데, 나 도망가면 어쩔라고 신을 사줘요?”, “이럴 땐 웃지 말어. 자네 신 사주는 내 마음이 안 좋아. 얼마나 끌고 다녔으면 한쪽 밑창만 다 닳았어?”(31회, 파킨스 병에 걸린 순옥의 신발을 사주며 철수가 짠한 마음에 호통치며)
“멋지다! 당신한테 난 뭐유?”, “니가 기적이면 난, 난... 운명이다, 운명!”(32회, 다정이 자신의 휴대전화에 재우가 기적으로 저장되어있다고 하자, 순옥이 철수에게 자신의 의미를 물으며)
“당신이 그렇게 잘 챙겨주니까 벌써 다 나은 것 같네. 좋아진 거 같지 않아요?”, “좋아졌구만!”(32회, 철수의 다정함에 신난 순옥이 걸어보자 상태가 더 악화된 것 같아 착잡하지만 애써 이를 감추며 철수가)
◇자식을 말하다
“.한 평생 살아야 하는 짝 찾기가 어디 쉬워? 원래 귀중하고 좋은 것일수록 얻기 어려운 법이야”(25회, 다정과 만나는 사실에 화난 김신애(이미영) 때문에 재우가 걱정을 하자 순옥이 이를 위로하며)
“보자보자 하니까. 니 아버지하고 난 허깨비야! 입 다물고 가만 있을랬더니만, 남에 자식 데려다 들들 볶다 못해, 이제 니 자식까지 쫓아내?! 그러는 너는!! 넌 얼마나 말 잘 들었냐! 남 부족 한 거 탓하지 말고, 니 부족한 것 부터 생각해!”(25회, 신애가 다정을 반대하며 아들 재우를 쫓아내자 화가 난 순옥이 신애를 가르치며)
“어떻게 하나 두고 볼랬더니, 하는 꼴들이 하도 가관이라 더 이상 볼 수가, 없어! 부모가 자식 결혼? 상대가 마음에 안 들면 그래! 반대 할 수는 있어. 재우가 텐트까지 치고 허락해 달라하고 사정을 하고, 다정이가 여기와 종살이까지 하면서 지 처지를 봐 달라 사정하고, 그래도 안 돼? 니들이 뭘 그리 잘났어? 부모가 유세야! 그럼 우리도 오늘부터 유세한 번 떨어보자!” (27회, 죽어도 재우와 다정은 안 된다는 딸 신애에게 철수가 분노를 터트리며)
“내가 죽어야 끝나. 그 전까지는 해줄 게 천지야. 걱정 말어”(28회, 큰딸 다애를 결혼시키는 한송정(김미숙)이 눈물을 흘리자 순옥이 송정을 다독이며)
“나 부르지 마라. 나도 오늘부로 니 엄마 사표냈다”, “이제 니 맘대로 살어. 우린 이꼴저꼴 보기 싫어 이 집에서 나가기로 했다!”(31회, 파킨스병 치료를 위해 집을 나가기로 한 철수와 순옥이 사실을 감추고 신애에게 분가를 선언하며)
“니 엄마 가졌을 때 이 할미가 자두를 한 트럭도 더 먹었어. 자두가 설익으면 떫고, 쓰고, 시고, 맛이 없어도 잘 익으면 달달하고 몸에도 좋아. 지금은 신애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너희 둘한테 쓰고, 시고, 떫어도 나중엔 달달해 지는 날이 올 거야”(32회, 신애가 사귀는 것에 대해 격한 반대를 하자 힘들어하는 재우와 다정에게 순옥이 충고하며)
“다정이 마음에 상처 주지 마. 그러다 나중에 다 돌려받아 이것아. 제발 너부터 사람 좀 돼. 그래야 내가 나와 살아도 속 편이 있지!”(32회, 딸 신애가 계속해서 다정이를 미워하고 구박하자 순옥이 답답한 마음에)
제작사 로고스필름 측은 “최불암과 나문희는 명대사들뿐만 아니라 관록의 명품 연기를 통해 드라마의 묵직한 무게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며 “실제 부부처럼 자연스러운 두 분의 황혼 로맨스가 시청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적재적소에서 교훈과 감동을 안겨줄 ‘관록의 명언’과 드라마를 더욱 빛나게 해줄 두 분의 황혼 로맨스를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기분 좋은 날'은 매주 토,일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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