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불·어둠·극장..'해무' 규모있는 흥행은 가능할까?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4.08.14 17: 06

영화 '해무'(심성보 감독)가 여름 대작 빅(BIG)4의 마지막 작품으로 야심찬 출격을 알렸다. 그런데 관계자들도 가장 흥행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영화가 바로 이 '해무'다.
우선 시작은 좋다. 올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냈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해무'는 지난 13일 하루 동안 17만 3,853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18만 5,944명으로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올 여름 대작 빅4'군도:민란의 시대'(55만명), '명량'(68만명), '해적:바다로 간 산적'(27만명) 중 가장 낮은 오프닝 수치이지만, '해무'만이 유일하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을 상기했을 때 절대 비교는 무의미하다.

더욱이 '해무'는 올해 청불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보유한 '우는 남자'(12만 1864만명)을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 관람불가 흥행작들인 '타짜'(9만2213명), '아저씨'(13만766명),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16만 6041명), '신세계'(16만8935명)의 개봉 첫날 기록도 앞섰다.
앞으로의 흥행을 좌우하게 될 것은 크게 입소문과 스크린 수다.
영화는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한 여섯 명의 선원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해무 속 밀항자들을 실어 나르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내부적으로 영화에 대한 자신감은 상당한 편이다. '봉테일' 봉준호 감독이 직접 제작에 나섰고  '살인의 추억'의 각본을 썼던 심성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 '봉테일 사단'의 에너지가 고도의 심리드라마와 화학작용을 한다. 이미 연극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인 만큼 작품 자체의 경쟁력에 대한 의심은 없다.
하지만 올 여름 극장가 흥행이 잘 만든 작품이 아니라 얼마나 대중의 취향에 맞느냐가 더 관건임을 생각할 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내용과 분위기다. 올 여름 키워드인 바다를 배경으로 했지만 '명량'처럼 애국심에 가득찬 바다도, '해적'처럼 재미있는 바다도 아니다. 그야말로 사람을 집어삼키는 어둠의 바다다.
'여름용 황해'라는 감상평이 있을 정도로 그 무게감이 상당한데, 스크린 밖으로 바다 냄새와 습한 기운이 풍겨져나오는 듯 한 느낌을 준다. 광기에 사로 잡힌 인간들 속에 펼쳐지는 이 처절한 멜로드라마에 관객이 감정 이입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김윤석, 박유천, 문성근, 김상호, 유승목, 이희준 등 배우들의 연기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스크린 수는 첫날 580개, 3075번의 상영회차로 출발했다. 1위 '명량'이 935개 스크린에서 5098번 상영됐고,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744개 스크린에서 3630번의 상영횟수를 기록했다. 스크린수는 앞으로 예매율과 좌석 점유율 등에 좌우될 터. 
'명량'과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길게는 추석 전까지도 상영될 수 있기에 극장을 보유하지 않은 NEW의 영화로서는 쉽지만은 않은 싸움인 것은 분명하다 . 그래도 이 영화가 성공한다면 배급사 NEW의 진가는 재조명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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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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