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볼 판정은 심판의 고유권한이다. 합의판정 대상도 되지 못하는 심판들의 영역이다. 그래서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다. 한화가 아쉬운 볼 판정 하나에 와르르 무너졌다.
한화는 1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홈경기에서 4-9로 패했다. 6회에만 4실점하며 무너졌는데 이 과정에서 볼 판정 하나가 사무치게 남았다. 스트라이크로 봐도 무방한 볼 판정에 이닝 종료 상황이 끝나지 않았고, 결국 대량 실점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상황은 6회초에 벌어졌다. 한화가 1-3으로 뒤져있던 2사 2·3루 위기. 마운드 위 투수 정대훈이 롯데 박기혁과 승부를 이어갔다. 볼카운트 2B2S. 정대훈은 6구째 직구를 박기혁의 몸쪽 낮은 코스로 정확하게 꽂아 넣었다. 박기혁은 배트조차 내지 못했다.

투수 정대훈은 물론 포수 조인성도 루킹 삼진을 확신, 덕아웃으로 돌아서는 동작을 취했다. 그런데 구심을 맡은 박기택 심판원의 손이 올라가지 않았다.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 판정. 박기택 심판원은 정대훈의 공이 스트라이크존에서 약간 낮게 봤다.
스크라이크라고 봐도 무방한 볼이 돼 결국 풀카운트까지 이어졌고, 맥 빠진 정대훈은 박기혁에게 볼넷을 주고 말았다. 만루 위기에서 하준호에게 초구에 몸에 맞는 볼을 던져 밀어내기로 실점했다. 이어 정훈의 2타점 좌전 적시타가 나오며 스코어가 1-6으로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볼 하나 판정이 아쉬웠고, 승부의 추가 롯데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한화는 7회 조인성의 좌중월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묶어 3점을 내며 뒤늦게 추격했지만 6회 4실점 여파를 극복하지 못한 채 무릎을 꿇어야 했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심판들의 좁은 스트라이크존 문제를 지적했다. 합의판정이 도입된 후에도 김 감독은 "가장 중요한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달라진 게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날 경기에서 김 감독의 지적이 더욱 설득력있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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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