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바퀴'가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골목 여행의 재미를 안방극장에 전했다.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동네 한바퀴'는 14일 오후 첫 전파를 타며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렸다. 화려한 미션이나 주제가 있는 예능은 아니었지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동네의 골목을 돌아다니며 소박한 재미를 찾아냈다.
'동네 한바퀴'는 대한민국의 숨은 동네들을 찾아 여행하는 예능프로그램으로 신동엽, 노홍철, 여진구, 오영욱이 출연하며 '나 혼자 산다'의 이지선 PD가 연출을 맡았다. 여행과 4명의 출연진, 이지선 PD 특유의 따뜻한 연출이 어우러져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이들이 이날 찾은 곳은 서촌이었다. 서촌은 신동엽이 어릴적 자란 곳으로 그의 특별한 추억이 어려 있는 곳. 신동엽은 첫 방송에서 자신이 잘 아는 곳을 여행하며 진행과 가이드 두 역할을 모두 해냈다.
특히 신동엽은 '동네 한바퀴'를 이끄는 MC로서 명불허전의 입담을 보여줬다. 어떤 말을 던져도 밉지 않은 그의 멘트는 자칫 단조로운 관찰 예능이 될 수도 있었던 '동네 한바퀴'를 예능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또한 노홍철은 신동엽과 남다른 예능 호흡을 보여줬다. '무한도전' 속 노홍철은 '동네 한바퀴'에선 다른 이가 됐다. 노홍철은 서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신동엽과 멘트를 주고 받으며 따뜻한 웃음을 만들었다.
처음으로 예능 MC에 도전한 여진구도 어색하지 않게 어울렸다. 여진구는 화려한 입담을 가진 MC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제 몫을 했다. 특히 그의 천진난만한 웃음이 '동네 한바퀴'의 분위기와 잘 맞아들어갔다. 배우 엄지원의 남편으로 유명한 건축가 오영욱은 처음부터 깨알 같이 자기 PR을 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동네 한바퀴'는 사실 별 것 아니다. 서울에 사는 이라면 한번쯤 찾았을 법한 서촌을 여행하는 일, 그게 이 프로그램의 다였다. 그럼에도 '동네 한바퀴'에는 시선을 잡는 따뜻함이 있었다. 소박한 골목 여행이 주는 따뜻한 웃음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파일럿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정규 편성 여부가 결정될 예정. 소박한 동네 골목 여행이 계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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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바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