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동네 한바퀴', MC 신동엽이라는 잔잔하고 유쾌한 울림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08.15 07: 09

잔잔함 속의 울림이었다.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동네 한바퀴'가 잔잔하고 소박한 프로그램과 유쾌한 MC 신동엽의 조화로움 속에서 따뜻한 웃음을 만들어냈다.
'동네 한바퀴'는 지난 14일 오후 파일럿 방송으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제목 그대로 동네 한바퀴를 돌며 골목을 여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첫 회에 MC 신동엽의 어린 시절이 담겨 있는 서촌을 선택했다. 그 결과 '동네 한바퀴'는 신동엽의 추억 여행이 되기도 했다.
이날 방송은 서촌을 한바퀴 돌아보며 동네 주민을 만나고, 유명한 중화요리 식당을 찾고, 신동엽의 옛 추억 속 누나를 만나며 흘러갔다. 한 가지 눈길을 끈 것은 이 모든 것이 신동엽의 어린 시절 속 한 장면에 있었던 것들이라는 사실이었다.

이 여행의 과정에서 털어놓은 신동엽의 유쾌한 일화들은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김혜수가 배화여고를 다녔다. 나랑 동갑인데 고등학교 때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었다"면서 "다음 날 학교에 가서 자랑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또 한 집을 바라보며 그 집에 살았던 소녀를 추억했다. 그는 "이 집에 예쁜 여학생이 살았다"면서 "그런데 그 친구가 중학교 때 유희열과 사귀었다"고말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의 가장 재미난 하이라이트는 신동엽과 한 집에 살았다던 누나의 등장이었다. 누나는 "목욕탕에 가면 신동엽이 문을 열고 들여다봤다"고 폭로해 그를 당황케했다.
'동네 한바퀴'는 '나 혼자 산다'를 연출했던 이지선 PD의 새 프로그램이다.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남자의 일상을 그대로 담아내며 훈훈한 관찰 예능으로 자리잡았다. '동네 한바퀴' 또한 그러한 이지선 PD의 색깔이 잘 녹아있다.
'나 혼자 산다'가 그랬듯 이 프로그램은 화려하지 않다. 특별한 미션이나 주제 없이 동네를 여행하고 그것을 관찰하는 것이 '동네 한바퀴'의 전부다. 그럼에도 '동네 한바퀴'의 첫 인상이 좋았던 건 소박함 속에서 따뜻함이 얼굴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소박한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웃음이 '동네 한바퀴'의 매력이었다.
그리고 이 잔잔함 속에서 울림을 줬던 건 출연자들이었다. 특히 신동엽은 특유의 입담으로 '동네 한바퀴'에 예능적 요소를 더했다. 자칫 그저 잔잔하기만 했을 수 있었던 '동네 한바퀴'는 신동엽의 깨알 같은 예능감으로 유쾌하게 업그레이드됐다.
'동네 한바퀴'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어 여행을 계속할 수 있을까. 소박한 골목 여행의 다음 행선지가 기대를 모은다.
mewolong@osen.co.kr
'동네 한바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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