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프레디 머큐리는 여전히 퀸 멤버들 곁에, 후배들이 꾸는 꿈에, 관객들의 추억 속에 뚜렷하게 존재했다.
역시 전설은 전설이라 불리는 이유가 있었다.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머릿속에 담아야할 만큼 보물 같은 무대가 이어졌다. 전설의 록밴드 퀸과 아담 램버트의 합작 공연에 대한 얘기다. 또 그들의 공연으로 다시 한 번 되살아난 프레디 머큐리에 대해서도.
퀸과 아담 램버트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슈퍼소닉 2014'에 헤드라이너로 초청돼 첫 번째 내한 공연을 가졌다. 데뷔 후 43년 만에 갖는 첫 번째 내한 공연인 만큼 많은 팬들이 공연장을 찾아 퀸과 아담 램버트에게 열광적인 함성을 보냈다. 외국인도, 지방에서 온 팬들도 상당했다.

관객들의 함성에 보답하듯 그들 역시 전설적인 공연을 만들어갔다.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는 "안녕하세요 한국. 잘 지냈어?", "기분 좋아요. 나도"라고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는 등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특히 미리 적어 놓은 한국어를 더듬더듬 이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미 퀸의 음악으로 하나 됐던 관객들은 브라이언 메이의 재치에 웃으면서 뜨거운 함성으로 응원을 대신했다.
이날 공연에서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퀸의 탄생을 함께한 프레디 머큐리가 다시 부활했다는 것이다. 1991년 세상을 떠난 프레디 머큐리지만 멤버들과 아담 램버트, 그리고 관객들의 마음에는 여전히 그가 남아 있었다. 원년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와 드러머 로저 테일러, 그들은 어느새 백발이 됐지만 아담 램버트와 함께 프레디 머큐리가 있던 그 시절로 돌아가 있었다.
프레디 머큐리와 그를 추억하는 이들을 위한 이벤트도 마련됐다. 브라이언 메이는 통기타를 메고 무대에 등장,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를 관객들과 함께 불렀다. 무대 위의 전설적인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하나 되는 순간은 감동 그 자체로 다가왔다.
또 하나의 특별한 콜라보레이션도 이어졌다. 아담 램버트가 시작하고, 잠들어 있는 프레디 머큐리가 완성한 무대였다. 퀸과 아담 램버트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무대를 꾸미면서 프레디 머큐리를 되살려냈다. 노래 중간 프레디 머큐리 생전 라이브 장면을 함께 넣으면서 어느 무대보다 특별하고 의미 있는 콜라보레이션을 완성한 것이다.
이번 무대는 앞서 2012년 런던올림픽 폐막식 공연에서도 진행돼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냈고, 공연 전부터 예고되긴 했지만 막상 직접 눈으로 보고 듣고 즐기면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관객들 역시 가장 큰 환호를 보내며 이 특별한 무대를 즐겼다.
43년만의 첫 내한 공연, 그리고 변치 않는 실력과 열정은 관객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공연은 퀸이 왜 전설이라 불리는지,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비결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게 한 시간이었다. 먼저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멤버들 곁에, 그리고 팬들 곁에 남아 있는 프레디 머큐리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이기도 했다.
한편 '슈퍼소닉'은 일본 최대 규모의 음악페스티벌 '서머소닉' 페스티벌을 주최하는 크리에이티브맨과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PMC네트웍스가 2012년에 처음 개최한 도심형 음악 페스티벌. '서머소닉'은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동시에 열리는 도심형 음악 페스티벌로 2000년 시작돼 올해로 15년째 열리는 세계적인 음악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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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