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 겨울 두 명의 FA 선수와 계약했다. 한 며은 내부 FA 강민호로 4년 총액 75억원으로 역대 최고액을 안겼고, 나머지 한 명은 외부 FA 최준석이었다. 4년 총액 35억원으로 적잖은 금액을 투자했다.
강민호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지만 최준석이 FA 모범생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게 롯데의 위안이다. 4강 싸움으로 갈 길 바쁜 롯데에서 가장 제대로 된 구실을 하고 있는 타자도 최준석이다. 4번타자로서 중요할 때마다 해결사 본능을 뿜어내며 구세주로 떠올랐다.
지난 14일 대전 한화전도 그랬다. 5연패 수렁에 빠지며 4위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최준석이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1볼넷으로 활약하며 롯데의 승리를 견인했다. 1회 시작부터 중견수 키 넘어가는 1타점 2루타로 기선제압을 이끌었고, 7회 1타점 중월 2루타와 8회 1타점 중전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최준석은 올해 89경기에서 타율 3할8리 81안타 19홈런 69타점 장타율 .563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타점·장타율 모두 팀 내 1위. 출루율도 4할1푼7리이며 OPS도 .980으로 팀 내 1위이자 리그 전체로도 11위에 해당한다. 득점권 타율도 3할5푼6리로 찬스에서 주자들을 불러들이는 해결사 능력도 탁월하다.
지금 페이스라면 두산 시절이었던 2009~2010년 커리어 하이 기록들을 넘어설 수 있다. 최준석은 2009년 타율 3할2리 17홈런 94타점, 2010년 타율 3할2푼1리 22홈런 82타점으로 활약했다. 올해 산술적으로 최준석은 약 25홈런과 92타점이 가능하다. 타점 페이스만 올리면 커리어 하이도 기대할 수 있다.
최준석은 시즌 초반에만 해도 FA 계약에 대한 부담으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3~4월 21경기 타율 1할8푼8리 3홈런 12타점. 루이스 히메네스에게 4번 타순을 내줬고, 선발 명단에서 빠지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5월(.324·2홈런·7타점) 회복세를 보이더니 6월(.368·8홈런·19타점) 무섭게 대폭발했다.
여세를 몰아 최준석은 무더운 여름에도 폭발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304·3홈런·20타점)에 이어 8월(.448·3홈런·11타점)에도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롯데 타선이 전반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상황에서도 4번타자 최준석만은 확실하게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볼넷(50개) 삼진(56개) 숫자가 비슷한 것에서 나타나듯 선구안도 향상돼 기복 없이 꾸준하게 잘 친다.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가 지난달 26일 왼 무릎 통증으로 1군에서 제외된 뒤 복귀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준석마저 없었다면 롯데로서는 정말 끔찍한 일이었을 것이다. FA 모범생으로 알짜 활약을 하고 있는 최준석이 있어 롯데는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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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