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 '위태위태' 롯데 불펜 구세주되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8.15 13: 01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이정민(35)은 통산 222경기에 출전한 베테랑 투수다. 2000년대 중반에는 롯데 마운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전천후 요원이었다. 그렇지만 최근 4년 동안 이정민은 1군 경기에 단 28경기만 출전하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었다.
이 기간동안 이정민이 가장 빛났던 순간은 2012년 8월 29일 문학 SK 와이번스전. 당시 이정민은 선발로 등판, 8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치며 9년 만에 승리투수가 됐었다. 완봉승까지 노렸지만 9회 실점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것이 아쉬웠다. 그렇게 이정민은 2013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부상과 재활로 1년을 보내고 1군에서 모습을 감췄다.
올 시즌을 퓨처스리그에서 시작한 이정민은 묵묵하게 자신이 맡은 역할을 소화하면서 기다렸다. 그리고 7월 30일, 드디어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이후 이정민은 5경기에 출전, 9⅔이닝을 소화하며 1홀드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 중이다. 아직 10이닝이 넘지 않았지만 피안타율 2할1푼9리, WHIP 1.14도 준수하다.

현재 이정민은 나올 때마다 최소 1이닝 이상 소화하고 있다. 10일 KIA전에서는 3이닝을 던져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13일 넥센전은 비록 강정호에게 솔로포를 내줬지만 1⅓이닝동안 탈삼진 3개를 잡는 구위를 선보였다.
백미는 14일 한화전. 5연패 중이던 롯데는 7회까지 8-2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선발 쉐인 유먼이 선두타자 조인성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이명우에게 넘겼다. 이명우는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1실점, 무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이정민에게 넘겼다.
이정민은 1군에 복귀한 뒤 가장 중요한,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 등판했다. 게다가 타자는 김태균, 큰 것 한 방이면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정민은 초구 146km 빠른 공으로 김태균을 유격수 병살타 처리, 한꺼번에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비록 3루 주자가 홈을 밟았지만 롯데에는 최상의 시나리오. 이후 펠릭스 피에를 삼진 처리하며 자신이 맡은 임무를 다했다.
경기 후 김시진 감독까지 "이정민이 중간에서 잘 막아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따로 말할 정도의 활약. 현재 불펜 필승조가 와해된 롯데이기에 이정민은 당분간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4강 싸움중인 롯데에 등장한 구원병 이정민, 롯데 불펜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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