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시스코, “현재 성적은 무의미, 내년 준비 과정”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08.15 15: 41

kt 위즈 외국인 투수 앤디 시스코(31)가 한국 무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비록 2군 무대이지만, 다음 시즌 1군 무대에서 뛸 날을 기다리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시스코는 지난 6월 22일 kt 유니폼을 입었다. 시스코는 2001년 미국 시카고 컵스에 지명돼 2005년 캔자스시티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캔자스시티 2년, 시카고 화이트 삭스에서 1년을 지낸 시스코는 메이저리그 3년 동안 3승9패 평균자책점 5.18을 기록했다. 이후 트리플 A를 전전한 뒤 2013년부터 올 시즌까지 대만 EDA 라이노스에서 뛰었다. 올 시즌 대만 프로리그에선 14경기 8승3패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할 정도로 좋았다. 다승과 탈삼진 모두 1위를 마크했다.
그리고 새롭게 도전한 한국 무대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5경기서 2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 중이다. 한국으로 오는 과정에서 한 달간의 공백이 있어 중간 계투로 데뷔 무대를 가졌다. 점차 적응을 마친 시스코는 지난 7월 25일 상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성공적인 선발 데뷔전이었다. 이후 31일 LG와의 홈경기서는 7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서 무려 10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국내 무대 데뷔 후 18이닝을 던지는 동안 26개의 삼진을 잡을 정도로 구위가 뛰어났다.

하지만 수원 성균관대 야구장에서 만난 시스코는 현재 성적에 연연하지 않았다. 시스코는 “지금 성적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내년을 위한 준비 과정에 있다”면서 “정명원 투수코치님이 고쳐야할 부분에 대해 조언을 잘 해줘서 여기에서 보람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 달간의 공백기에 대해선 “한 달간 쉰 후 공을 던져서 걱정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조금씩 이닝 수를 늘려가다 보니까 괜찮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사실 외국인 선수들에게 열악한 2군 무대는 낯설 수도 있다. 보통 1군에서 뛰는 것이 정상이지만, 시스코는 kt의 사정상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런 점이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힘들 수도 있는 법. 그러나 시스코는 “솔직히 퓨처스리그 환경에 대해선 잘 몰랐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항상 환경에 상관없이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다. 이런 환경은 둘째 치고 더 수준이 높은 한국 리그에서 뛰고 싶은 열망으로 여기에 왔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선수들보다 준비할 수 있는 추가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만족한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있다. 그는 대만 리그와의 차이점에 대해서 “스트라이크 존이 좁고, 공인구도 다르다. 공의 실밥이 좁아서 투수들이 던지기에 더 용이하다”면서 “타자 쪽에서는 확실히 한국 선수들이 더 힘이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시스코에게 적응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무엇보다 자신의 장, 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또 젊은 선수들 못지않게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선 “패스트볼, 체인지업 구종에 자신이 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와 대만야구 경험이 있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라고 말한 뒤 “반면 한국에선 스몰볼 야구를 많이 펼치는데, 여기에 대해 약점이 있다. 또 아직 많은 타자들과 상대 해보지 않아서 삼성, 넥센과 같은 강타선을 만날 때는 특히 더 어려울 것이다”며 스스로를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퓨처스리그와 1군은 전혀 다른 리그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1군에서도 지금 하고 있는 대로 할 것이다. 지금의 모습을 내년에도 충분히 보여주고 싶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조범현 kt 감독은 “외국인 선수 영입은 모든 선수 구성이 끝나고 나서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kt가 외국인 선수를 어떻게 구성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스코가 지금의 호투를 이어간다면 내년 1군 무대에서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스코가 지금의 준비 과정을 거쳐 kt의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krsumin@osen.co.kr
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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