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훈훈해졌다..선후배 '케미' 남달랐던 6시간 축제 'SM타운'[종합]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08.15 22: 34

SM 현재&미래, 그리고 과거까지 5시간의 대역사극.. 상암 3만5천명 열광
이특, 어색한 복귀신고와 폭풍 눈물..놀리는 멤버들 유쾌
플라이투더스카이, 려욱&디오와 이색 콜라보레이션

거대한 축제였다. 원래 거대했지만, 역사가 더해지면서 훈훈해지기까지 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콘서트 브랜드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인 서울’이 15일 오후 5시부터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관객수 3만5천명. 공연 시간만 5시간40분. 노래 65곡. 참여가수 75명의 어마어마한 규모.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등 별개로도 거대한 투어를 꾸리는 톱그룹들이 연이어 종횡무진하며 화려한 라인업을 꾸렸다. 미래를 책임질 신예그룹 레드벨벳과 데뷔를 앞둔 SM루키즈도 한무대에 섰다. 또 SM 출신의 플라이투더스카이도 함께 해 SM의 과거, 현재, 미래가 하나의 그림을 완성했다. 가수별로 이어지는 단순한 단체 콘서트가 아닌, 그룹의 등장부터 멤버 콜라보레이션까지 유기적으로 섞어내 마치 75명의 한 그룹을 보는 것 같았다.
제이민의 ‘샤인’으로 오프닝으로 문을 연 콘서트는 강타의 H.O.T 재현으로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그는 “나도 H.O.T라는 댄스가수였다”며 쑥스럽게 무대에 선 그는 ‘전사의 후예’와 ‘위 아 더 퓨처’에 맞춰 댄서들과 칼군무를 소화, 큰 박수를 받았다.
동방신기의 최강창민, 슈퍼주니어의 규현, 샤이니의 민호, 엑소의 수호는 걸스데이의 ‘섬씽’을 패러디하며 웃음을 담당했다. 예쁘장한 외모의 이들은 걸스데이의 빨간 의상을 그대로 입고 농염한 표정과 제스처를 따라하며 폭소를 자아냈다. 특히 이같은 무대에 잘 서지 않았던 선배 최강창민의 살신성인이 돋보였다.
매우 다양도로 활용되는 엑소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시우민 등은 조미와 빅토리아의 신곡 ‘러빙 유’ 무대에 올라 코믹한 분장을 선보였고, 찬열은 헨리의 ‘배드 걸’ 무대에 올랐다. 디오는 에프엑스의 ‘굿바이 서머’ 무대서 피처링에 나섰다. 카이는 태민의 솔로곡 ‘프리티보이’ 무대에 피처링했고 디오는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미싱 유’ 무대도 꾸몄다.
콜라보레이션 무대도 다채로웠다. 강타와 제이민은 다이애나 로스&라이오넬 리치의 ‘엔드리스 러브’를 부르며 선후배간의 하모니를 뽐냈다. 키와 티파니는 윌아이엠의 ‘뱅뱅’을 선곡, 섹시하고 신나는 무대를 꾸몄다. 특히 레드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몸을 흔드는 티파니의 모습은 굉장히 새로웠다. 그는 강타와도 호흡을 맞췄다. 그는 강타와 ‘세이 섬씽’을 부르며 잔잔한 하모니를 선보였다. 슈퍼주니어의 은혁과 동해는 일본 정규 1집 타이틀곡 ‘모터사이클’을 선보이며 특유의 유쾌한 매력을 과시했다. 서현의 섹시 변신도 볼 수 있었다. 아리아나의 그란데의 ‘프라블럼’을 선곡한 그는 댄서들과 호흡을 맞추며 섹시한 춤을 선보였고, 엠버는 중간에 등장해 랩을 지원사격했다.
이번 ‘SM타운 라이브’는 현재와 미래 뿐만 아니라 과거까지 안았다는 점에서 더욱 훈훈함을 더했다. H.O.T 무대를 꺼내든 강타를 비롯해 지난 상반기 5년만에 컴백해 음원차트를 점령한 ‘SM 출신’ 플라이투더스카이의 깜짝 등장은 SM의 역사 그 자체였다.
후배 가수들은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대표곡 '미싱유'를 부르며 선배 가수를 열렬히 환영했다. 슈퍼주니어의 려욱과 엑소의 디오가 듀엣으로 '미싱 유'를 부른 것. 2절은 진짜 플라이투더스카이가 이어받으며 객석을 열광케했다. 두 사람은 두 명의 후배 가수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매우 훈훈한 콜라보레이션을 꾸몄다. 브라이언과 려욱, 디오와 환희가 교차되며 한소절씩 소화하는 후반부는 눈을 떼기 힘들었다.
데뷔곡이 쑥스러울법도 한 대선배가 된 동방신기와 소녀시대가 데뷔곡을 선보인 것 역시 인상적이었다. 소녀시대는 화이트 의상을 입고 청순한 매력을 뽐내며 ‘다시 만난 세계’를 불렀고 동방신기는 록버전으로 편곡한 ‘허그’를 부르며 객석을 뛰어다녔다.
월드컵 경기장을 모두 활용한 무대는 가수의 첫 등장이 어디인지 한번에 알아차리기 어려울만큼 정말 넓었다. 가수들은 객석 구석구석 뻗어있는 무대를 누비며 팬들과 가까이 호흡했다.
해가 지고 2막을 연 샤이니의 ‘와이 소 시리어스’ 무대 오프닝엔 헬리캠이 하늘을 날고 불을 뿜는 등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공연이 길게 이어지고 여러 가수가 동시에 복잡한 동선을 소화하다보니 중반부 진행이 아주 잠시 딜레이되기도 했다. 그러나 가수들은 더 객석 가까이 달려가서 팬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모습이었다. 에프엑스는 개인 사정으로 연예 활동을 쉬고 있는 설리를 대신해 안무를 수정해 4명이서 무대를 꾸몄으며, 샤이니는 성대 수술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온유를 대신해 4명이서 무대를 채웠다. 샤이니는 “많이 낫고 있으니 다음 무대에는 꼭 5명이 서겠다”고 약속했다.
대신 반가운 인물의 새 합류가 있었다. 슈퍼주니어의 리더 이특이 이 무대를 통해 공식 복귀했다. 공연 후반부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 무대에 등장한 그는 한결 더 남자다워진 모습으로 매우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노래가 끝나고 멘트 시간이 다가오자 이특은 매우 어색해하며 안절부절못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특은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것 같다. 정말 이렇게 인사드리고 싶었다"며 슈퍼주니어식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눈물을 쏟아 멤버들의 놀림을 받았다. 멤버들은 어색해하는 이특을 놀리며 "아직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다"며 웃었다.
이 공연 큐시트가 사전 유출된 것과 관련해 SNS에 쓴소리해 큰 화제를 모았던 려욱에 대한 놀림도 이어졌다. 다음곡을 소개하는 시간이 되자 “다음 곡은 려욱이 트위터를 통해 알리겠다”고 말한 것. 유쾌한 매력이 여전한 슈퍼주니어는 “재킷과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쳤다. 컴백일을 코앞에 두고 있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슈퍼주니어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톡톡히했다. 멤버들은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를 부르며 민경훈, 성시경, 김종서, 조성모, 김건모, 이승환, 환희, 박정현, 임재범, 김동률, 지드래곤 등을 돌아가며 모창하며 관객들을 폭소케했다. 과연 원조 개그돌이었다.
SM루키즈도 처음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걸그룹의 선곡은 인상적이었다. 일곱 멤버들은 하수빈의 ‘노노노노노’와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를 선보이며 여성미를 듬뿍 자랑했다. 흰 원피스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이들은 깜찍한 안무를 선보였다.  이들은 "SM루키즈는 SM에서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프리 데뷔팀이다. 레드 벨벳 언니들도 SM루키즈였는데, 우리도 열심히 연습해서 찾아뵙겠다"고 인사했다.
보이그룹은 엑소의 ‘으르렁’도 선보였다. 다섯 멤버는 '으르렁'에 맞춰 칼군무를 선보이며 포스트 엑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태민의 솔로 무대도 공개됐다. 이날 KBS '뮤직뱅크'를 통해 솔로 첫 무대를 꾸민 태민은 공연을 통해서 보다 더 수위 높은 요염함을 뽐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솔로곡 '괴도'를 부르던 중 상의를 화끈하게 벗어 구릿빛 피부와 탄탄한 복근을 공개해 기존 샤방샤방한 막내 이미지를 완전히 벗었다.
이날 대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고 돌아온 보아는 뜻깊은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넘버원', '마이네임' 등의 무대를 소화한 그는 "오늘 점심에는 교황님을 만나고 이렇게 저녁에는 여러분을 만나서 정말 뜻깊다. 교황님께서 저한테 그러시더라. 노래를 통해서 많은 분들께 용기와 희망을 많이 전하라고 하셔서 저도 앞으로 가수 활동을 통해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연의 마지막은 각 그룹들의 최신곡 릴레이였다. 엑소의 '중독'으로 시작된 무대는 에프엑스의 '레드라이트'를 거쳐 보아의 '온리원', 샤이니의 '에브리바디', 소녀시대의 '미스터미스터', 동방신기의 '캐치미'로 이어졌다. 각 그룹들의 쉴새 없는 히트곡 릴레이로 공연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공연에 참여한 가수들은 티셔츠를 맞춰입고 H.O.T의 '빛'을 엔딩곡으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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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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