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연말결' 엔딩, 한그루의 쿨(Cool)병이 걱정이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4.08.16 07: 57

한그루와 연우진이 답이 없는(?) 연애담을 이어가고 있다. 드디어 서로의 속마음을 꺼내놓고 진심의 키스를 나누는가 싶더니 달라진 사고방식으로 또 다른 시련을 예고했다. 보는 시청자들은 작위적이고 억지스러운 전개가 짜증난다는 반응들이다.
15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 주장미(한그루 분)와 공기태(연우진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서로 떨어져 팍팍한 일상을 보내던 두 사람은 방송 말미 공기태의 전격 고백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어진 달달한 키스와 닭살 돋는 애정 행각은 핑크빛 미래를 예감케 했다. 그러나 "진짜 연애를 하자"던 공기태에게 "쿨하게 지내자. 연애만 하자. 결혼 말고"라는 달라진 태도를 보인 주장미의 모습이 대미를 장식하며 시청자들을 김빠지게 만든 것.
그동안 '연애 말고 결혼'에서 주장미와 공기태는 계약 커플로 함께 했다.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진 여자와 결혼을 극도로 거부하는 남자가 계약 연애를 하고 결혼을 준비한다는 스토리가 초반부 참신하단 평가를 받으며 선전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계약 연애 과정에서 개연성 없는 에피소드와 억지스러운 막장 설정이 더해지면서 시청자들도 슬슬 피로감을 호소하던 중이다.

이제 종영을 코앞에 두고 이날 방송에서는 두 사람이 마침내 '진짜' 연애를 시작하는 행복한 장면이 전파를 타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결혼에 목숨을 건 듯 보였던 주장미가 갑자기 인생관을 바꾸고 도리어 사랑을 속삭이는 공기태에게 쿨한 관계를 제안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안방도 당혹한 눈치. 드라마가 곧 끝날 시점인데도 마치 초반부처럼 온갖 갈등과 설정이 되풀이되는 것이 못마땅하단 의견들도 많다.
물론 여주인공 주장미가 공기태와의 만남, 갈등 등을 통해 결혼이나 가정에 대한 생각을 바꿔갔다는 식으로 이해를 강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막판까지 불필요한 갈등과 긴장을 조성하는 대본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 어떻게 돌고 돌아 확인한 사랑이고 소중한 마음인데 정작 사랑을 갈구하던 여자가 '쿨해지겠다'는 선언을 내놓은 것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결국 두 사람은 위장도 장난도 아닌 '진짜' 연애를 시작하면서도 갈 길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한 여자와 남자가 또 다시 그 거리를 좁히고 완성된 커플이 되려면 또 어떤 우여곡절이 벌어져야 할까. 종영까지 단 3회 만을 남겨놓은 지금, 주장미의 환골탈태(?)가 과연 흥미로운 결말을 향한 포석일지, 또 억지스러운 막장 코드로 기억될지 지켜볼 일이다. 조금은 더 세련되고 진정 쿨한 방식으로 연애와 결혼을 그릴 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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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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