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조범현 감독, “프로 적응, 절실함 없인 안 돼”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08.16 05: 59

퓨처스리그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10구단’ kt 위즈가 1군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신생팀을 이끌고 있는 조범현 kt 감독에겐 걱정이 가득했으나, 훈련을 잘 따라주는 선수들에 대한 만족감도 보였다.
15일 수원 성균관대 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t와 상무의 퓨처스리그 경기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됐다. 전날 비가 온 탓에 일찌감치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경기 취소에도 kt 선수들은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라운드를 쓸 수 없는 야수조는 근처 안산공고에서 훈련을 소화했고, 투수조는 야구장에 남아 훈련을 계속했다.
kt는 15일까지 퓨처스리그 북부리그서 37승 8무 34패를 기록하며 3위를 마크 중이다. 성적표상으론 분명 만족스럽지 않지만, 이 역시 준비 과정에 불과했다. 이날 만난 조 감독은 “정말 시간이 금방 간다. 퓨처스리그서 선수들을 데리고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걱정을 했는데 벌써 다 마쳐버렸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올 시즌에 대해서 “원래 목표가 내년에 1명이라도 더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을 만드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프로에 대한 적응이 목표였다. 성적은 중요치 않다”면서 “프로에서 뛰기 위한 기술이나 전력 분석, 몸 관리, 트레이닝과 같은 기초적인 부분을 준비하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1군 무대를 준비하다 보니 kt의 훈련량은 많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저녁 9시까지 훈련을 할 정도로 실력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조 감독은 “부상자도 있지만, 선수들이 훈련을 열심히 잘 따라줬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조 감독은 2009년 KIA 타이거즈를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세밀한 관리 야구, 뛰어난 데이터 분석 능력에 선수 육성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런 조 감독에게도 신생팀을 맡는 일은 쉽지 않았다. 조 감독은 “처음엔 ‘선수들을 데려와서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가졌는데 정말 어렵다. 특히 선수들이 어리니까 프로에 오래 있었던 내 마인드로 접근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선수들은 쉽게 상처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말을 조심히 했다”고 말했다.
또 선수들에 대한 조언으로는 “중요한 건 선수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은 나 외에도 코치들이 있으니까 잘 이루어진다. 그러나 선수들은 ‘머리’부터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왜 야구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같은 부분이 중요하다”면서 “프로에서는 절실함이 없으면 안 된다. 절실함이 없다면 어떤 조직에서든 이겨낼 수 없다. 여유를 가지기 시작하면 지게 된다”라고 강조했다.
조 감독의 확고한 철학 속에 kt 선수들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부족한 점이 없을 순 없다. 신생팀이다 보니 전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최근 조 감독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2차 신인드래프트와 20인 보호선수 외 지명이다. 상황이 좋지는 않다. 조 감독도 “올해는 아마추어 선수들 중 좋은 선수가 그리 많지는 않다. 2차 드래프트가 제일 걱정이다”면서 “20인 외 지명도 이제는 다른 구단들이 신경 쓰는 분위기다. NC가 지명할 때는 타 구단들이 방심하는 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여러 가지 대안을 짜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선지명과 1차 드래프트를 영입한 선수들(홍성무, 주권, 엄상백)에 대해선 “4~5개월 간 관리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젊은 선수들도 아직 프로에 적응이 안 된 팔이라 관리를 해줬다”면서 “투수는 절대 무리시켜서는 안 된다. 여기서의 1승은 중요치 않다. 1군에 갈 수 있는 몸 상태가 돼야한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제는 1군 무대에 오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당장 144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내년에 kt가 너무 떨어지면 프로야구 발전, 흥행에 해가 될까 걱정된다”는 조 감독은 “다른 팀들과 어느 정도는 비슷하게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노력할 것이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kt가 다음 시즌 당장 1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긴 쉽지 않다. 그러나 어떤 구단보다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며 차근차근히 준비하는 모습에서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조 감독이 이끄는 kt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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