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박병호(28)는 매년 자신을 넘어서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15일 목동 두산전에서 3회 솔로포에 이어 5회 투런을 날리며 시즌 38호, 39호 홈런을 한꺼번에 때려냈다.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시즌 37호 홈런을 기록,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이 기록을 세웠던 그는 이날 연타석 홈런으로 개인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한꺼번에 2개나 늘렸다.
그의 홈런 개수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1년 7월 마지막날 넥센으로 트레이드돼 온 뒤 박병호가 4번타자로 처음 자리잡은 것은 8월 5일 목동 두산전이었다. 박병호는 이날 우중간 비거리 120m짜리 솔로포를 날리며 '4번 체질'임을 입증했다. 트레이드 전까지 그해 1홈런을 기록한 그는 이날부터 10월까지 2달 동안 12홈런을 몰아치며 '박병호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2012년 그는 31홈런을 달성하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처음으로 4번타자로서 전 경기에 선발 출장한 박병호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매섭게 홈런을 몰아치며 첫 홈런왕의 영광도 누렸다. "못하면 2군행"이라는 부담이 없어진 요인이 가장 컸다.
박병호는 지난해 이전 시즌보다 6개의 홈런이 늘어난 37홈런을 기록하며 2년 연속 홈런왕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초반 홈런포가 터지지 않아 '2년차 징크스'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지만 꾸준히 홈런을 적립한 그는 시즌 후반까지 꺼지지 않는 홈런 레이스로 자신의 홈런 기록을 늘려갔다.
그는 올해 팀이 28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벌써 자신의 최다 홈런 기록을 깨며 40홈런에도 1개만을 남겨뒀다. 2010년 이대호(44개) 이후 첫 40홈런 타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 그는 15일 경기 후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된 점수라 기분좋고 개인 최다 기록을 넘어 기쁘다. 의식하지는 않지만 40홈런을 달성한다면 개인적으로 영광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4번타자를 맡은 지 이제 4년차인 젊은 선수다. 그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기록을 세워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여전히 노력을 멈추지 않는 그의 성실함과 점점 늘어나는 비거리를 볼 때 앞으로도 거포 박병호의 시대는 쉽게 저물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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