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영화가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외화로부터 5년 만에 돌려 받았다. 외화 '아바타'를 넘어선 국내영화 '명량' 덕분이다.
16일 오전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명량'은 이날 오전 11시 30분(배급사 기준) 누적관객수 1,362만7,153명 관객을 돌파했다. 역대 박스오피스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로써 국내영화와 외화를 통틀어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던 '아바타'(1,362만4,328명)는 2위로 물러났다. 3D 기술 열풍을 불러온 '아바타'는 국내 영화계에 조금은 불편한 존재였다. 세계적으로 자국 영화 시장이 발달한 한국임에도 역대 박스오피스 1위는 할리우드 영화라는 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이 이를 가볍게 물리치게 됐다.

이제 역대 박스오피스 1위부터 10위까지 '아바타'를 제외하고 모두 한국영화다. 특히 4위 '도둑들'(1,298만3,330명), 5위 '7번방의 선물'(1,281만1,206명) 6위 '광해, 왕이 된 남자'(1,231만9,542명), 10위 '변호인'(1,137만5,944명)은 최근 2~3년 사이에 개봉한 작품들이다.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는 2012년에, '7번방의 선물'과 '변호인'은 2013년에 개봉했다.
나머지 작품들은 2000년대 중반의 작품들이다. 3위는 2006년 개봉한 '괴물'(1,301만9,740명), 7위는 2005년 개봉한 '왕의 남자'(1,230만2,831명), 8위는 2004년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6,135명)다. 한국영화가 한창 꽃피우던 시기다. 이후 영화계에 투자금이 봇물처럼 쏟아졌고, 설익은 기획작들이 등장하는 등 버블로 이어져 당분간 침체기를 겪어야 했다. 2009년 개봉한 9위 '해운대'(1,145만3,338명)만이 유일한 2000년대 후반작이다.
각기 다른 장르의 영화 10편에도 공통점이 있다. 모두 여름 혹은 겨울 등 성수기에 개봉해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총 제작비로 61억원이 투입된 '7번방의 선물'을 제외하고 대부분 상당한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란 점도 닮은 꼴이다.
이제부터 또 한번 최고, 최단의 기록들을 써나갈 '명량'. 역대 박스오피스 1위 누적관객수를 어디까지 경신할지 기대된다.
jay@osen.co.kr
각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