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 없이도 승리, 이것이 두산 야구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8.16 21: 27

두산 베어스가 6월 이후 계속해서 고전한 원인을 마운드에서 찾자면 선발진 붕괴였다. 타석에서는 장타력 감소와 잦은 번트 시도가 문제였다. 특히 타격감이 좋은 타자들의 번트 시도도 많아 팀 타선이 가진 공격력을 100% 발휘하지 못하는 경기도 자주 있었다.
하지만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는 달랐다. 두산은 이날 접전 상황에서 번트를 댈 상황을 자주 만나지 않았고, 송일수 감독도 무리하게 번트작전을 펴지는 않았다. 결과 좋았다. 두산은 롯데 마운드를 공략하며 9-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두산은 번트로 주자를 한 베이스 앞으로 보내는 작전을 구사하지 않았다. 그럴 상황도 별로 없었다. 두산은 강공을 통해 아웃카운트를 희생시키지 않으며 주자를 전진시켰고, 이는 1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득점 성공으로 결실을 맺었다.

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5이닝을 1실점으로 버텨준 것도 좋았지만, 장타력 회복이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두산은 2-1로 앞서던 3회말 무사 1루에 호르헤 칸투와 홍성흔이 연속으로 외야 우중간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그리고 4회말에도 무사 1루에 민병헌이 우중간에 2루타를 날려 2점을 추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7-1로 앞서기 시작한 뒤부터는 번트가 무의미했다. 격차가 어느 정도 있는 가운데 불필요하게 상대를 자극할 필요도 없었다. 두산은 번트 없는 공격을 계속했고,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6회말 1점을 보탠 두산은 7회말에도 김재호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얻어 9-1까지 달아났다.
두산 타선에서는 장타본능이 살아난 칸투가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칸투는 후반기 들어 장타가 좀처럼 없었다. 11경기에서 2루타 3개를 뽑아낸 것이 장타의 전부였지만, 이날 하루에만 2개의 2루타를 몰아치며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마운드도 든든했다. 선발 더스틴 니퍼트는 6이닝을 7피안타 6탈삼진 2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해 승리의 기반을 마련하고 시즌 10승(7패)을 수확했다. 이로써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9회초 등판한 이용찬이 1실점했으나, 오현택-이현승은 실점 없이 승리 과정에 기여했다.
두산은 실로 오랜만에 번트 없는 경기를 했다. 1점이 필요할 때 번트는 유용한 작전이 될 수 있지만, 지금까지 두산은 작은 점수로는 이기기 어려운 경기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강공 드라이브로 효과를 본 두산이 강력한 타선의 부활을 앞세워 4강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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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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