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포항 스틸러스전 6연패의 악몽에서 탈출하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FC 서울은 화력쇼를 펼치며 인천 유나이티드를 대파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16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포항과 원정경기서 이승기와 이동국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포항과 최근 6차례의 공식 경기(K리그 클래식, FA컵,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패배(승부차기 패배 포함)했던 전북은 연패를 끊고 1승을 추가, 13승 5무 3패(승점 44)가 돼 포항(12승 4무 5패, 승점 40)의 추격을 뿌리치고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이날 이동국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2009년 전북 이적 이후 전북 소속으로만 100호골을 기록했다. K리그 역사상 한 팀에서 10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이날 전까지 데얀(122골, 서울)과 김현석(울산, 110골), 윤상철(서울, 101골) 등 세 명밖에 없었다.

똑같이 4-2-3-1 포메이션을 카드를 꺼낸 포항과 전북은 초반부터 거친 몸싸움을 벌이며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그 중에서도 공격적인 쪽은 전북이었다. 전북은 김남일과 신형민을 더블 볼란테로 내세워 수비적일 것 같다는 예상과 달리 적극적인 공격으로 포항을 흔들었다.
전북은 전반 2분 이동국과 김남일의 연속 슈팅에 이어 전반 3분 신형민까지 슈팅을 선보이며 포항 골문을 노렸다. 이에 맞서 전반 3분 손준호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포항은 손준호의 슈팅 이후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 단 한 차례밖에 슈팅을 추가하지 못하며 완벽하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포항이 좀처럼 슈팅을 하지 못한 것은 전북의 강력한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북은 김남일과 신형민을 중심으로 모든 미드필더들이 정확한 타이밍에 압박을 펼쳤다. 2~3명의 선수가 동시에 가하는 압박은 포항 선수들이 벗어나기에는 매우 강력해 제대로 된 패스 전개가 나오지 않았다. 설상가상 전반 22분에는 김대호가 부상으로 박희철로 교체되기까지 했다.
거듭된 공격은 포항을 지치게 만들었다. 최전방의 이동국은 제공권 싸움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이며 포항 수비진을 괴롭혔다. 이동국이 가진 건 제공권 장악 뿐만이 아니었다. 뛰어난 상황 판단이 전북에 더욱 큰 힘이 됐다. 전반 35분 아크 왼쪽에서 공을 잡은 이동국은 슈팅을 하지 않고 패스를 시도, 이승기의 선제골을 이끌었다. 이동국은 문전에서 이재성과 이승기가 동시에 움직이는 것을 보고 수비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 정확하게 판단을 내려 이승기의 노마크 슈팅이 나오게 했다.
선제골로 분위기를 잡은 전북은 후반전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점유율 싸움에서는 다소 밀렸지만 큰 의미가 없었다. 전북은 전반전과 같이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포항이 문전에서 공을 잡지 못하게 만들었다. 반면 공격진의 침투는 더욱 날카로워져 슈팅을 지속적으로 추가했다. 포항이 좀처럼 슈팅을 하지 못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 포항은 후반 19분 김재성을 빼고 유창현을 투입했다. 이에 질세라 전북도 후반 20분 김남일 대신 카이오를 넣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빼고 공격수를 넣는 전북의 교체는 누가 보더라도 추가골을 노리겠다는 생각이었다. 포항의 추격을 수비로 막지 않고 공격으로 저지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했다.
선수 교체의 효과는 전북이 느꼈다. 포항은 여전히 공격에서의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슈팅은 전반전에 기록한 두 차례의 슈팅에서 늘어나지를 않았다. 포항으로서는 마지막 교체 카드를 쓸 수밖에 없었다. 포항은 후반 34분 고무열을 빼고 문창진을 투입하며 마지막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후반 45분 손준호의 슈팅이 한 차례 나오는데 그치며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포항은 후반 46분 이동국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추격 의지를 상실했다. 이동국은 아크 근처에서의 강력한 슈팅으로 포항의 골망을 흔들며 전북 소속 100호골을 기록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인천과 홈경기서 1골-1도움을 기록한 윤일록-김치우의 활약에 힘입어 5-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3연승을 달렸던 인천은 서울에 완패하고 말았다. 진성욱은 연속 득점 행진이 3경기서 중단됐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울산 현대와 홈경기서 후반 26분 터진 황일수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승리했다.
■ 16일 전적
▲ 포항 스틸야드
포항 스틸러스 0 (0-1 0-1) 2 전북 현대
▲ 서울 월드컵경기장
FC 서울 5 (3-0 2-1) 1 인천 유나이티드
▲ 제주 월드컵경기장
제주 유나이티드 1 (1-0 0-0) 0 울산 현대
sportsher@osen.co.kr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