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 레이디 가가, 놀 줄 아는 언니와 눈물 가득 소녀 사이 [종합]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08.16 22: 46

"풋유어핸즈업(Put your hands up)."
가수 레이디 가가가 공연 내내 가장 많이 외친 말이었다. 그는 수시로 '코리아(Korea)'라고 관중을 부르며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공연 내내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그는 눈물을 흘리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줬다. '놀 줄 아는 언니'와 우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소녀의 모습까지, 이날 무대는 레이디 가가의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매 무대마다 그는 다른 얼굴이었다.

세계적인 팝가수 레이디 가가가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AIA 리얼 라이프 : 나우 페스티벌' 둘째날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대표곡 '포커 페이스(Poker face) '텔레폰'(Telephone)을 비롯해 앙코르 곡 '집시'(Gypsy)까지 총 20곡으로 100여분을 가득 채웠다.
화려한 퍼포먼스로 유명한 그답게 이날 무대는 현란했다. 첫 무대는 '아트팝'(Artpop)으로, 그는 커다란 날개가 달린 금색 의상을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여성미가 돋보이는 란제리 패션을 선보이는가 하면, 문어를 연상시키는 여러 개의 다리가 달린 의상을 입기도 했다. 녹색 가발에 검정 수영복 차림과 객석에서 '예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 순백의 의상까지 등 총 7벌의 의상을 선보였다.
그의 전매특허인 '파격'도 잊지 않았다. 대표곡인 '배드 로맨스'(Bad Romance)에 앞서 그는 무대 위에서 의상을 갈아입었다. 관객 2만 여명을 등지고 앉아 상의를 탈의한 후 주요 부위만 가린 펑키한 의상으로 관객들을 다시 마주했다. 그런가 하면 근육질의 댄서들과 농염한 포즈를 취하기도 했고, 직접 일렉 기타를 건네 받아 흥겨운 분위기를 주도했다. 
관객들과의 스킨십은 공연장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무대에서 직접 내려와 관객들과 호흡하는가 하면, "한국인들은 섹시하다. 김치의 비밀 같다"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노래 중간 '코리아'를 연호했고, 종종 개사해 부르는 센스도 발휘했다.
발라드 '도프'(Dope)를 부르며 보여준 눈물은 의외였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넘치는 에너지로 관객들을 쥐락펴락하던 그였지만 이 무대에선 달랐다. 그는 절절한 가사에 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달궈진 장내가 차분해진 순간이었다. 그는 다음곡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를 부르기 앞서 공연장을 찾은 보경이란 이름의 한국인 친구를 언급했다. 레이디 가가는 "보경은 나의 절친이다. 4세 이후부터 그랬다. 그는 한국에서 입양됐다"고 설명했다. 이내 "눈물을 보여 미안하다. 나의 친구을 선물해준 한국에게 고맙다"며 무대를 이어갔다.
이날 레이디 가가를 보기 위해 내국인 뿐만 아니라 수많은 외국인들도 공연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일부 관객들은 레이디 가가를 연상시키는 금발 머리, 몸매가 여실히 드러나는 파격적인 의상 등을 입고 자리해 축제를 온몸으로 즐겼다. 주최 측에 따르면 2만 여명의 관객이 함께 했다. 
레이디 가가의 내한은 지난 2012년 4월 이후 약 2년 4개월 만 이다.
jay@osen.co.kr
'AIA 리얼 라이프 : 나우 페스티벌' 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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