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기회의 땅이잖아요. 저한테는 약속의 땅이죠".
이번 시즌을 앞두고 KT 이지훈 감독은 심하게 마음 고생을 겪었다. 정상권의 팀으로 평가받던 KT 불리츠는 리빌딩 이후 자리를 잡지 못했고, 애로우즈는 경기력에서 기복을 보였기 때문.
하지만 이지훈 감독은 애로우즈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애로우즈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본 이 감독은 '카카오' 이병권을 애로우즈로 보내면서 새로운 선수들을 받아들였고, 그 선수들은 이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면서 기어코 소중한 우승컵을 KT에 선사했다.

KT 애로우즈는 16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2014 핫식스 LOL 챔피언스(이하 롤챔스)' 서머 결승전서 블라인드 모드까지 풀세트 접전 끝에 3-2 역전승을 거두면서 창단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아울러 이번 시즌 블라인드 모드 불패행진을 이어가면서 블라인드 모드 최강임을 입증했다.
사실 애로우즈가 우승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16강 풀리그는 2승 1무 승점 7점으로 조1위를 차지했지만 나진 실드와 8강, SK텔레콤 S와 4강전서 모두 블라인드 모드까지 가는 가시밭길을 걸었다.
이번 결승전 역시 애로우즈는 블라인드 모드까지 가면서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었다KT 애로우즈의 최대 강점은 어린선수들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피지컬능력. 바꿔 말하면 선택금지의 제약이 없는 블라인드 모드에서는 자신의 능력치를 모두 발휘할 수 있기 때문. 온게임넷 이현우 해설 역시 "이번 결승전이 블라인드 모드까지 간다면 KT 애로우즈가 웃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경기를 내다본 바 있고, KT 이지훈 감독과 선수들도 "우리는 블라인드 모드에서 진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블라인드 모드까지만 가면 우리가 무조건 우승"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블라인드의 강자 KT 애로우즈는 창단 첫 우승이라는 쾌거와 함께 그간 LOL 강팀으로 평가받았지만 국내 LOL 대회 우승트로피가 없었던 KT 롤스터에 값진 선물을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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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