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37점' 한국, 월드그랑프리 풀세트 접전 끝 일본에 분패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8.17 07: 02

한일전답게 뜨거운 대결이었다. 그러나 간발의 차로 승리를 놓쳤다.
이선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16일 마카오의 마카오 포럼에서 열린 2014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예선 3주차 2차전 일본과 경기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25-22, 21-25, 25-20, 25-27, 13-15)으로 역전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3주차까지 치른 8경기에서 3승 5패(승점 9)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전 패배에 이어 일본전에서도 패하며 다음달 개막하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비한 모의고사인 이번 대회에서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한국은 선발진 평균 신장에서 183.5cm로 일본(177.7cm)을 월등히 앞섰다. 그러나 정작 높이에서는 우세를 활용하지 못했다. 발목을 다친 이재영(선명여고) 대신 수비형 레프트에서 뛴 박정아(IBK기업은행)가 21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했지만, 양효진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희진(IBK기업은행)이 7득점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
이날 가장 의욕을 보인 건 주장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에 당한 통한의 패배를 잊지 않았다. 당시 맞대결을 펼쳤던 기무라 사오리(18득점) 역시 대표팀 주장을 달고 나와 '캡틴'간의 불꽃 튀는 대결이 벌어졌다. 주장 맞대결은 양팀 최다 37득점을 올린 김연경의 승리였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출발은 좋았다. 한국은 1세트에서 앞서다가 후반 22-22 동점을 허용했지만 김연경의 오픈 공격이 터지며 첫 세트를 잡았다. 한국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2세트를 내준 뒤 3세트 초반까지도 리드를 잡지 못했다. 이때 김연경이 해결사로 나섰다.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하며 다시 3세트를 가져왔다.
1차전에서 부진한 한송이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4세트가 사실상의 승부처였다. 한 세트만 더 얻으면 이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한국은 집중력을 살리지 못하고 듀스 접전 끝에 일본에 세트를 내줬다. 후반으로 갈 수록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격 패턴을 구사한 일본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결국 마지막 세트마저 내줘야 했다. 
이선구 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 “광복절에 한일전을 치르지 않은 게 다행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한일전에 대한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에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한 바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라이벌' 일본을 넘어서야 금메달을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김연경은 “중국과 일본 모두 확실히 강한 팀”이라며 “아시안게임에서는 우리가 얼마만큼 우리만의 경기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구 감독은 "일본의 끈질긴 수비에 고비를 넘지 못하고 패했다"며 “선수들이 풀세트까지 가는 와중에도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한국은 17일 같은 장소에서 세르비아와 대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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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V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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