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하고 조금 위축돼 있었는데…".
한화 중고신인 유격수 강경학(23)에게 지난 12일 대전 두산전은 잊을 수 없는 경기였다. 1-2로 뒤진 5회 2사 1·2루. 호르헤 칸투의 유격수 땅볼에 강경학이 2루로 악송구를 범한 것이다. 강경학의 송구가 우측 파울 지역에 빠진 사이 주자가 모두 들어와 2점을 추가로 줬다. 강경학은 곧바로 교체됐고, 한화도 아쉽게 무릎을 꿇어야 한다.
실책 후 교체돼 덕아웃에 들어간 강경학은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샀다. 하지만 그는 "울먹인 건 아니다. 거기서 웃을 수는 없지 않은가"라며 "내가 여유있게 잘 플레이했으면 문제없었을텐데 많이 아쉬웠다. 팀이 연승을 하고, 분위기가 좋을 때 그런 실수를 해 너무 미안했다"고 아쉬웠던 순간을 돌아봤다.

결국 다음 경기 선발 라인업에 빠진 강경학은 15일 대전 롯데전부터 다시 선발 유격수로 돌아왔다. 이날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한 그는 16일 마산 NC전에서도 1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집중력을 발휘했다. 수비에서 실수도 없었다. 공수에서 안정감을 되찾은 것이다. 오히려 더욱 발전한 모습이었다.
강경학은 "실수를 하고 나서 조금 위축돼 있었다. 형들과 코치님들이 '괜찮다. 그러면서 크는 것'이라고 위로해주셨다. (실책한 날 투수) 앨버스도 '내가 못 던진 것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해줘 힘이 됐다"고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선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시련 이후 더욱 독하게 마음먹었다. 그는 "다음 경기 선발에서 빠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못 한 것이니 실망하지 않았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더욱 집중력있게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실책 이후 타석에서도 더욱 날카롭고 공격적인 모습으로 달라졌다. 독기가 그대로 묻어난다.
강경학은 "(지난 1일) 데뷔 첫 홈런은 운이 좋았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5월에 입은 발목 부상으로 두 달 반 동안 재활해 상태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장종훈 타격코치님 지도로 타격에서 자신감을 얻고 있다"며 "수비에서도 실수를 최대한 줄이고 싶다. 남은 시즌 실책 5개 이하를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시련 이후 더욱 강해지고 있는 강경학. 그는 "나는 아직 배우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1군에서 뛰며 많이 배우고 있다. 남은 기간 부상없이 엔트리에 끝까지 남아있고 싶다"고 굳은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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