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계속해서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악재를 견뎌야 한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은 지난 16일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전북 현대와 홈경기서 0-2로 패배했다. 전북전 6경기 연속 무패(승부차기 승리 포함)를 달리던 포항은 연승 행진을 이어가지 못하고 패배를 추가, 12승 4무 5패(승점 40)를 기록해 선두 전북과 승점 차가 4점으로 벌어지게 됐다. 하지만 승점 차가 크게 벌어진 것은 아닌 만큼 포항의 우승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가지 악재를 넘어야 가능하다.
▲ 전북전 후폭풍 - 약점 노출

경기 내용은 완전한 패배였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전북은 포항을 상대로 김남일과 신형민 카드를 꺼내 강한 압박을 펼쳤다. 터프한 스타일의 두 미드필더는 포항이 공격 전개를 하기 전부터 몸싸움을 시도, 전방으로의 패스가 나가지 못하게 했다. 평소 거친 면에서는 어느 팀보다 압도적이었던 포항(반칙 전체 1위, 경고 전체 1위)이었지만, 김남일과 신형민을 동시에 기용한 전북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이날 포항(25개)은 전북(19개)보다 많은 반칙을 기록했지만,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은 드물었다.
물론 표면상으로는 1패가 늘어났을 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이상의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이날 패배에 대해 "우리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북의 거친 압박에 막혀 단 3개의 슈팅밖에 시도하지 못한 것이 치명타였다. 지난 3일 수원 삼성에 1-4로 완패했을 때도 이렇게 밀리지 않았다. 결국 앞으로 포항을 상대하는 팀들로서는 전북전에서 해답을 얻게 됐다. 포항이 자신들의 플레이를 하지 못하도록 거칠게 나오는 팀들을 무너뜨릴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 AG 차출 - 전력 약화
더 큰 문제는 포항이 9월부터 정상 전력을 갖추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재 포항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하고 있는 김승대와 중원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손준호는 이광종호에 승선, 9월부터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된다. 소속 선수들이 대표팀에 차출된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한 달여라는 장기간 보내야 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팀 구성에 애를 먹게 됐다.
"(9월에) 부상자가 없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쉰 황 감독은 "여러 조합을 구상 중이다. 상황에 따라 모험적인 운영도 할 것이다. 공격쪽에서의 누수가 된 만큼 공격에서의 극대화를 할 필요성도 느낀다. 우리가 가진 스쿼드 안에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며 "축구는 득점이 필요한 종목이다. 변화가 필요하다. 포메이션까지도 바꿀 생각이 있다. 모험이 될 수 있지만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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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