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쪽 승부 빛난 유희관, 아쉬웠던 공 하나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8.17 21: 43

두산 베어스 좌완 유희관(28)이 자신과 팀의 승리 속에 공 하나의 소중함을 또 한 번 경험했다.
유희관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4볼넷 3실점했다. 8월 2경기에서 13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던 유희관은 이날 팀이 7-4로 승리한 가운데 시즌 9승(7패)째를 올려 2년 연속 10승에 근접했다.
첫 이닝을 실점 없이 넘긴 유희관은 4회초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2회초에 1사 만루에서 고도현과 박기혁을 각각 3루 땅볼(홈에서 선행주자 포스아웃),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 실저하지 않은 유희관은 특유의 노련한 투구로 롯데 타선을 막아내고 있었다.

가장 큰 고비는 승리 요건을 앞두고 있던 5회초에 찾아왔다. 선두 박기혁을 볼넷으로 내보낸 유희관은 우측 펜스를 맞히는 정훈의 2루타에 무사 2, 3루 위기를 맞았다. 후속타자 전준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손아섭을 다시 볼넷으로 출루시켜 상황은 1사 만루가 됐다.
타석에는 롯데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인 4번 최준석이 들어섰다. 이 대목에서 유희관의 바깥쪽 제구가 빛났다. 유희관은 최준석을 상대로 초구에 몸쪽에 공을 넣어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계속해서 바깥쪽 일변도의 볼 배합을 했고, 이것이 통했다.
2구째에 바깥쪽 낮은 코스의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한 뒤 같은 코스에 포심 패스트볼을 던진 유희관은 3구째가 스트라이크 선언되지 않았지만 다시 4구째에 비슷한 코스를 선택했다. 2구째에 최준석의 방망이를 이끌어낸 공과 유사했다. 최준석은 방망이를 돌렸고, 방망이에서 먼 지점에 들어온 공은 스윗 스팟을 피한 결과 2루수 플라이가 됐다.
다음 타자는 상대적으로 위압감이 덜한 박종윤이었다. 유희관으로서는 무사 2, 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길 수도 있던 상황. 그러나 이번에는 결과가 달랐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점은 같았으나, 2구째에 던진 공이 가운데에 몰려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는 2루타가 됐다. 박종윤도 공이 홈을 향하는 사이 3루까지 도달했다.
유희관으로서는 이 공 하나가 아쉬웠다. 최준석이라는 큰 산을 넘은 뒤 긴장이 풀린 탓일 수도 있으나, 유희관은 결과적으로 박종윤과의 승부에서 져 경기를 쉽게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지 못했다. 대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며 팀 승리에 기여한 것은 큰 수훈이었다. 끝내 유희관이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두산은 승리하며 4위 롯데와 승차가 없는 5위로 한 계단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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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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