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 교체’ 극약처방, 부산 웃고 성남 울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8.17 21: 24

같은 병에 같은 처방을 내렸지만 효과는 사뭇 달랐다.
부산 아이파크는 17일 오후 7시 30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21라운드에서 두 골을 몰아친 임상협을 내세워 홈팀 성남 FC를 4-2로 물리쳤다. 이로써 부산(4승7무10패, 승점 19점)은 성남(4승6무11패, 승점 18점)을 11위로 밀어내고 10위로 올라섰다. 
경기를 앞두고 발표된 베스트11에 특이사항이 있었다. 양 팀 모두 주전골키퍼를 바꿨던 것. 부산은 국가대표 이범영 대신 이창근이 나섰다. 성남도 박준혁을 빼고 지난 시즌까지 주전이었던 전상욱이 장갑을 꼈다.

윤성효 부산 감독은 이창근 투입에 대해 “이범영이 체력부담이 있다. 범영이가 잘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줘서 서로 발전을 도모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선의의 경쟁을 시키겠다는 의미였다.
이상윤 성남 감독대행의 의중도 같았다. 이 감독대행은 전상욱에 대해 “박준혁이 잘하지만 경쟁체재를 원한다.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전상욱을 준비시켰다”고 밝혔다.
이창근은 경기 초반 공격수에게 공을 빼앗기는 등 문전처리가 다소 미숙했다. 하지만 그는 ‘거미손’ 이범영 못지않은 실력발휘를 하기 시작했다. 전반 23분 프리킥 찬스에서 제파로프가 찬 공이 절묘하게 골대로 휘어져 들어갔다. 하지만 골키퍼 이창근의 절묘한 선방에 막혔다.
이창근은 이어진 성남의 코너킥에서도 과감한 선방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는 전반 44분과 후반 10분에도 골이나 다름없는 결정적 선방을 했다. 후반전 두 골을 먹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이창근의 활약이 돋보였다.
반면 오랜만에 주전으로 나온 전상욱은 기대에 못 미쳤다. 성남은 전반 7분 만에 임상협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슈팅은 전상욱이 손을 쓰지 못하는 구석에 꽂혔다. 전반 29분에는 이요한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전상욱은 키커 파그너의 슈팅을 막지 못하고 내리 두 골을 먹었다. 임상협은 후반 37분 두 번째 골까지 넣어 전상욱을 좌절시켰다. 추가시간에는 주세종이 네 번째 골을 만들었다.
수차례 멋진 선방을 한 이창근은 동료들의 득점을 잘 지켜내며 임상협과 함께 수훈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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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근 / 성남=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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