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캐릭터 가득한 KBS 2TV 새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 등장만으로도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드는 캐릭터가 있다. 12년 전 만났던 꽃미남 소년과 결혼하기 위해 무작정 상경한 시골 소녀, 강서울(남지현 분)이다.
지난 16일 방송된 '가족끼리 왜이래' 2회에서는 달봉(박형식 분)의 가족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서울의 모습이 그려졌다. 서울은 12년 전의 약속만을 믿고 무작정 상경, 달봉의 집부터 찾아가 자신을 달봉의 아내가 될 사람으로 소개해 순봉(유동근 분)을 기함하게 했다.
서울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던 달봉은 12년 전인 16살 중학생일 당시 친구와 함께 물놀이했던 계곡에서 빠져 죽을 뻔했던 자신을 구했다는 말에 그를 기억했고, 결혼하기로 약속했다는 말에 황당해했다. 가족들에 오해받고 잔뜩 기분이 상했던 달봉은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려 했지만, 이들은 또 다른 사건에 얽히면서 기묘한 동거를 시작했다. 서울은 달봉의 집 옥탑방에 가족들 몰래 들어오게 된 것. 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배고픔을 참지 못한 서울은 주방에 숨어들었고, 곧바로 가족들에 들키면서 달봉과의 관계에 대한 오해만 더욱 키웠다.

이렇듯 2회까지 진행된 이야기 속에서 강서울은 다른 캐릭터에 비해 시청자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틈을 주지 않는다. 대기업 비서로 집과 회사에서 정반대의 비주얼을 자랑하는 차강심(김현주 분), 매일 밤을 새우다시피 하는 피곤한 의사 차강재(윤박 분), 직장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회 초년생 달봉, 입바른 소리 잘하는 얄미운 고모 차순금(양희경 분) 등 어디서 본듯한 다양한 인물 가운데 서울은 단연 독특한 캐릭터 설정으로 다른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
12년 전 자신이 목숨을 구하고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무작정 상경했다는 막무가내 설정, 또 이름 '서울'처럼 '서울에서 한 번 살아보자'는 생각에 달봉에 전재산을 넘기고 그의 집에 더부살이하겠다고 나서는 대책 없는 성격은 아직까지 그의 캐릭터가 무슨 말을 할지 쉽게 감이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순수해서 귀엽고 밝아서 더 웃음 나는 서울이라는 캐릭터는 현실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다룰 '가족끼리 왜이래'의 분위기를 한층 화사하고 따뜻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되며 그의 앞으로의 활약에 기대감을 높인다.
한편 '가족끼리 왜이래'는 자식들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자식 바보' 아빠 차순봉이 이기적인 자식들을 개조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불효 소송'을 중심으로 가족이기에 당연하게 여겼던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는 휴먼 가족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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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왜이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