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준의, 문희준에 의한, 문희준을 위한 '런닝맨'이었다.
문희준은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 과거의 신비주의는 상상도 하지 못할 활약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그가 선사한 '꿀재미'는 '런닝맨' 러닝타임 내내 계속됐다.
이날 방송된 '런닝맨'은 문희준-은지원-데니안-천명훈 등 원조 1세대 아이돌과 샤이니 태민-엑소 카이와 세훈, 씨스타 소유 등 신 아이돌들이 출연, '원조오빠들의 역습 레이스'로 꾸며졌다. 그런 가운데 문희준은 여러 아이돌 중에서 단연 예능감으로는 압도적인 우승감이었다.

등장부터 코믹했다. 핫젝갓알지와 김종국이 각자 과거 전성기 시절의 노래에 맞춰 춤을 췄고, 그 또한 HOT노래에 맞춰 댄스 실력을 보여줬다. 과거 HOT 시절 문희준은 '한 춤'하는 존재였다. 그러나 18년이 지난 후 그는 오프닝 무대의 댄스만으로 지쳐 웃음을 자아냈다. 유재석은 이들에게 "왜 이렇게 지쳐서 내려오냐"고 묻자 문희준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많은 별명을 얻기도 했다. 문요요, 수아레즈, 문드라이 등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문요요는 김종국과의 대화 중 생겨난 것. 김종국이 부표 위의 문희준에게 "내려와 뚱땡이!"라고 외치자 문희준은 "이 형이 진짜. 이 몸짱 아줌마야!"라고 응수하면서 "요요도 아니고 뚱땡이?"라고 되물었다. 이후 그에겐 문요요라는 별명이 붙었다.
또한 수아레즈는 그가 수영장에서 게임에 열중하던 중 하하의 엉덩이를 깨물어 생겨났다. 그런 그의 모습에 엑소 카이는 "수아레즈다"라고 이야기했고, 문희준은 한 술 더 떠 앞니를 내보여 모두를 폭소케했다. 또 문희준은 게임이 끝날 때마다 새롭게 머리를 감고 드라이를 하고 나타나 머릿결을 자랑, 문드라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셀프디스'도 있었다. 그는 샤이니 태민에게 "너도 18년 뒤엔 이렇게 동글동글 해질 수 있다"면서 전성기와는 달리 통통해진 자신을 이용해 웃음을 자아냈고, 또 태민에게 "전 소속사 선배로서 첫 솔로가 록이 아니라 안심된다"면서 록에 도전했던 자신을 디스했다.
이날 방송에서 문희준은 적재적소에 치고 나가는 멘트와 자신을 아끼지 않는 '셀프디스', 코믹한 표정까지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과거 HOT 시절 신비주의를 고수했던 그는 솔로로, 그리고 방송인으로 나서며 '봉인'을 해제했고, '런닝맨'은 그런 그의 진짜 모습을 잘 알 수 있었던 방송이었다.
문희준이 사실 게임에서 활약을 보여줬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최종 우승이 부럽지 않은 강한 예능감으로 이날 '런닝맨'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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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