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닝복’ 이상윤, 말끔한 정장으로 달라진 이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8.18 07: 02

이상윤(45) 성남 FC 감독대행이 달라졌다. 트레이드마크였던 ‘트레이닝복’을 벗고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었다. 왜일까.
성남 FC는 17일 오후 7시 30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21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에게 2-4로 졌다. 이로써 성남(4승6무11패, 승점 18점)은 11위로 한 계단 추락했다.
경기 전 만난 이 대행은 어느 때보다 말끔한 모습이었다. 하얀색 셔츠에 파란색 구두를 맞춰 신었다. 평소 이 대행은 트레이닝복을 고집했다. 감독대행임에도 경기 전 선수들과 공을 차며 직접 몸을 풀어주는 역할을 자처했다. 지도자의 권위보다 ‘큰 형님’ 이미지를 앞세우겠다는 의미였다. 승리를 위해 함께 뛰자는 것.

그랬던 이상윤 감독대행이 왜 달라졌을까. 그는 “프로에서 감독도 상품이다. 외모도 중요하다. 팬들에게 깨끗한 이미지를 주고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고 싶었다. 감독도 개성이 있어야 한다. 평소 제주 박경훈 감독을 동경했다”고 털어놨다.
오랫동안 해외축구 해설위원을 했던 이 대행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새로 부임한 루이스 반 할을 예로 들었다. 하지만 감독은 외모보다 결과와 승리로 말하는 법이다. 반 할 역시 개막전에서 기성용에게 골을 허용하며 스완지 시티에게 1-2로 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이 대행은 “세계적 명장이 와도 맨유가 패할 것이라고 누가 예상을 했겠는가? 공은 둥글다”며 각오를 다졌다.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이상윤 감독대행의 의중은 들어맞지 않았다. 성남 선수들은 이 대행의 기대처럼 움직여주지 못했다. 특히 이요한이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하자 이 대행의 표정에 아쉬움이 묻어났다. 성남은 투지를 보였지만, 이날 패배로 11위로 처졌다. 이대로라면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경기 후 이상윤 대행은 “아직 16경기가 남았다. 강등권에서 탈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고비를 넘길 수 있는 극약처방을 해야 할 것 같다. 나부터 다시 새롭게 해야 한다.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강력한 중위권 후보였던 성남은 이제 꼴찌로 전락할 위기다. 이상윤 감독대행의 리더십과 지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가 왔다. 성남의 성적이 이 대행의 옷차림처럼 확 달라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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