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계에서 뚱뚱한 몸을 무기로 웃음을 주는 개그우먼들은 특별한 일은 아니다. 인형 같지 않은 외모나 날씬하지 않은 몸을 개그의 소재로 삼아 콩트를 풀어가는 일은 과거부터 줄곧 이어져온 개그코드다. 최근 KSB 2TV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는 이 개그우먼들의 미모와 몸을 이용한 다양한 코너들이 진행돼 눈길을 끈다.
개그우먼 오나미와 박지선, 이수지, 김민경 등은 범상치 않은 외모를 콩트에 곧잘 이용하고 있다. 박지선은 일찌감치 '개그콘서트'에서 외모와 재치를 결합한 콩트를 풀어내 인기를 끌었고, 이수지와 오나미, 김민경은 현재 '개그콘서트'의 인기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이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개그콘서트'에서도 역시 이런 모습이 비춰졌다. '억수르' 코너에서 오나미는 개성 넘치는 외모를 주요 무기로 내세웠다. 아버지 역할의 송준근은 딸 오나미의 볼뽀뽀에 경약하고, 김기열은 "결혼하자"고 말하는 오나미를 냉정하게 거절했다. 이어 등장한 김민경은 다소 큰 몸을 송준근에게 기댔고, 송준근은 힘들어하는 기색을 그대로 드러냈다.

걸그룹 미쓰에이 멤버 수지를 능가하는 인기를 얻고 있는 '개대'의 여신 이수지 역시 외모를 이용한 콩트로 사랑받고 있다. '선배, 선배!' 코너에 개그맨 정명훈, 류근지 등과 함께 출연하고 있는 이수지. 그는 '모태미녀'인 자신의 외모를 자랑하면서 여신으로서 정명훈에게 호감을 보이지만, 정명훈 역시 이수지를 냉정하게 내쳤다.
그런가 하면 이날 첫 공개된 '예뻐예뻐' 코너의 김승혜는 예쁘장한 외모와 다른 다소 엽기적인 행동으로 웃음을 줬다. 얌전하고 청순할 것 같은 외모와 달리 당황스러운 행동을 일삼는 김승혜의 두 얼굴이 주는 웃음은 상당했다.
물론 이들의 연기력은 상당하다. 외모적인 조건에 맞는 캐릭터를 찾아냈다고 해도 그를 소화할 능력이 부족하다면 캐릭터를 살릴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나미와 이수지는 특유의 애교 가득한 목소리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김민경 역시 능청스러운 연기로 웃음을 주고 있다.
외모적인 조건을 활용해 망가지면서도 큰 웃음을 주고 있는 개그우먼들, 그들의 활약에 더 큰 관심과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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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