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혼전' 4위 싸움에 감독 거취도 판가름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8.18 13: 00

프로야구 4위 싸움이 대혼전에 빠졌다.
18일 현재 4위 롯데부터 8위 SK까지 불과 2경기차로 따닥따닥 붙어있다. 어느 팀이 4강에 올라가도 이상할 게 없는 대혼전이다. 2001년 한화(.473)를 넘어 단일리그 체제 역대 최저 승률 4위팀이 나올게 유력하다. 1~3위가 확정적인 가운데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두고 벌이는 4위 싸움이 흥행 포인트로 떠올랐다.
올해 4위 싸움이 더욱 관심을 모으는 것은 감독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3위 삼성·넥센·NC는 무풍지대다. 삼성 류중일 감독과 NC 김경문 감독은 기반이 탄탄한 데다 재계약 첫 해이고, 넥센 염경엽 감독도 2년 연속 성공을 거둬 입지가 안정돼 있다.

반면 4위 이하 팀들의 감독들은 좌불안석이다. 지난 5월 이례적으로 시즌 중 선임된 LG 양상문 감독을 제외한 나머지 5개팀 감독들은 '다음'을 장담할 수 없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지 못하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책임을 묻게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프로야구 풍토에서 더 그렇다.
가장 먼저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감독들이 대상이다. 재계약을 위해서라면 명분이 필요한데 성적이 가장 크게 좌우한다. KIA 선동렬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은 나란히 올 시즌을 끝으로 3년 계약이 끝난다. 선동렬 감독은 이미 2년 연속 4강에 실패했고, 이만수 감독도 지난해부터 팀 성적이 크게 떨어져 입지가 불안하다. 재신임을 받으려면 최소 4위가 커트 라인이다.
그러나 계약기간이 감독의 목숨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롯데 김시진 감독과 두산 송일수 감독이 4위 싸움에 목숨을 걸어야 할 이유.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롯데 지휘봉을 잡은 김시진 감독은 올해마저 가을야구에 나가지 못하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후문이다. 3년 계약을 맺은 김 감독이지만 2년 연속 4강 탈락은 뼈아프다. 내일이 없는 승부를 하는 이유다.
두산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궈낸 김진욱 감독을 계약기간 1년 남겨 놓고 경질했다. 그 대신 지휘봉을 잡은 송일수 감독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송 감독은 3년 계약기간의 첫 해이지만 팀 성적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용병술이 도마 위에 올랐다. 4위로 최소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 위험하다.
여기에 4강 싸움에서 한 발짝 떨어져있는 최하위 한화도 김응룡 감독의 2년 계약이 올 시즌으로 종료된다. 김 감독은 시즌 초부터 최근까지 성적에 관계없이 "나는 올해가 마지막이다"고 말해왔다. 팀 성적마저 2년 연속 최하위인 상황에서 기적적인 역전 4강행이 아닌 이상 감독 재신임은 불가하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화를 포함해 상당수의 팀들의 시즌 후 '감독 물갈이'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약 양상문 감독의 LG가 4위에 올라갈 경우 가을야구 탈락팀 감독 전원이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4위 싸움이 감독들의 거취를 판가름하는 사생결단 승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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