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가 일요일 예능프로그램 편성 시간을 전격 합의, 방송 시간을 대폭 줄인 가운데, 좀 더 밀도 있는 쫄깃한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지상파 3사는 18일 오후 "최근 방송 3사 예능국과 편성국은 일요예능 편성 시간에 관해 오는 24일부터 오후 4시 50분에 시작하는 것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부터는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1박 2일', MBC '일밤-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 런닝맨'의 방송은 오후 4시 50분 시작해 오후 7시 55분에 종료, 총 185분 동안 진행된다.
앞서 일요일 예능프로그램은 지난 7개월 동안 조금씩 방송 시간을 앞으로 당기더니, 무려 230분에 달하는 방송 시간을 편성하면서 시청자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일요일 저녁에 방송되던 예능프로그램이 낮부터 방송되면서 영화 두 편에 달하는 분량이 매주 반복되자 시청자들은 피로감을 느낀 것. 또 미리보기와 예고편이 본방송의 앞뒤로 붙어도 재미의 밀도가 확연히 떨어지는 것을 체감한 시청자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이같은 시청자의 반응은 각 방송사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방송을 경쟁 프로그램보다 빨리 시작해 시청자를 선점하려는 방송사의 경쟁이 첨예한 탓에 쉽게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한 바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도 방송사가 협의를 했지만, KBS가 편성은 방송사의 고유 권한이라는 원칙을 내세워 합의점을 찾지 못한 바 있으며, 이후 MBC, SBS는 KBS의 변칙 편성을 문제 삼으며 비난해 감정 싸움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진행된 각 방송 관계자 모임에서는 모두 문제의식을 가지고 흔쾌히 편성 시간 합의에 도달했다는 전언이다. 이처럼 방송시간이 줄면서 시청자의 피로도 감소는 물론, 연출진에게도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내용을 더 다듬고, 재미를 압축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돼 고무적인 상황이다. 제살깎아먹기 식의 경쟁이 일단락 된 현 상황에서 일요일 예능프로그램이 어떤 변신을 보일지 관심을 끈다.
jykwon@osen.co.kr
KBS,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