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존스컵 수확...김종근-김주성 재발견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8.19 07: 02

프로농구 챔피언 울산 모비스가 차포를 떼고도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모비스는 지난 17일 대만 타이페이대학 천모체육관에서 열린 대만A팀과의 제36회 윌리엄 존스컵 남자부 결승에서 83-79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모비스는 한국대표로 역대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편파판정을 오직 실력으로 딛고 거둔 승리였기에 더욱 값졌다.
모비스의 우승은 노력으로 이룬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주전급 선수 중 출전한 선수는 문태영이 유일했다. 양동근은 국가대표팀에 차출됐고, 함지훈과 이대성, 박종천, 천대현은 부상으로 대만에 가지 못했다. 로드 벤슨의 합류도 불발됐다. 모비스는 단 8명의 선수로 대만으로 건너갔다.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던 중 문태영과 송창용, 박구영이 다치는 위기도 왔다. 

수확도 있었다. 그 동안 거의 출전시간을 얻지 못했던 선수들이 소중한 실전경험을 쌓았던 것. 특히 양동근과 이대성의 이탈로 김종근과 김주성이 가드역할을 소화했다. 두 선수가 프로데뷔 후 이렇게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본 것은 처음이었다.
2009년 전체 3순위로 데뷔한 김종근은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시즌 26경기에 나서 5분 44초를 뛰며 1.2점, 0.6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이 전부다. 지난해 드래프트서 3라운드 10순위로 가장 마지막에 뽑힌 김주성도 슈팅이 좋지만 173cm의 키로 출전시간을 거의 얻지 못했다. 그는 지난 시즌 경기당 3분 16초를 뛰며 1.3점, 0.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존스컵에서 두 선수는 모비스의 가드진을 책임졌다. 요르단 대표팀, 대만 대표팀 등 아시아 국가대표 선수들을 상대로도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들의 성장은 다음 시즌 양동근과 이대성의 어깨를 가볍게 할 전망이다.
우승이 확정되자 김종근은 “연습을 통한 발전도 있겠지만, 경기 경험을 통해 얻은 게 많은 것 같다. 국제대회에서 소중한 경기경험이 시즌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뻐했다. 김주성 역시 “오랜만에 긴 출전시간이라 너무 좋았다. 더욱이 해외에서 경기경험이라 더욱 값진 것 같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시즌에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할 생각”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유재학 국가대표팀 감독의 부재를 훌륭히 메운 김재훈 코치는 “이번 대회를 통해 벤치멤버들이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 경기 경험을 통해 기량도 한단계 늘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아직 미진한 점들을 조금 더 가다듬어 시즌 개막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새로운 시즌에 대비했다.
이밖에 존스컵을 통해 송창용과 전준범도 대학시절 보여줬던 득점원의 모습을 확실하게 되찾았다는 평가다. 벤치까지 탄탄해진 모비스는 다음 시즌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챔프전 3연패에 도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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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모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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