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시청자를 겨냥한 가슴 훈훈한 성장 이야기, 혹은 권선징악 복수극 등의 장르를 주로 선보여 '로코(로맨틱코미디) 불모지'로 불리던 KBS에 눈이 번쩍 뜨일 신작 드라마가 찾아왔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 첫 회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현실적인 대사와 인물들의 연애 스토리로 시선을 끌었다. 연애로 시작해 연애로 끝난다던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태하(문정혁 분)와 여름(정유미 분)의 10년 전 풋풋한 연애를 조명하더니, 방송 말미에는 5년만에 재회한 이들이 하룻밤을 함께 보내는 모습을 통해 과거에 박제됐던 이들의 사랑이 다시 깨어났음을 알렸다.
하지만 여름은 현재 하진(성준 분)과 연인 사이. 이들은 결혼을 생각할 정도로 꽤 진지한 사이지만, 하진은 엄마의 명령에 의해 선을 보고, 여름은 구남친과 만나 사고를 치는 파격적인, 혹은 현실적인 장면이 이어지면서 폭풍같은 삼각 관계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연애의 발견'은 20대의 연애, 또 30대의 연애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는데 주력하면서 성인들의 연애를 수위 있게 다뤘지만 자연스럽게 연출하는데 성공했다. 그간 로맨틱코미디에서 남녀간의 스킨십이 인물의 관계가 발전하는 주요한 도구로 쓰였다면, '연애의 발견'은 사랑하는 사람들끼리의 잦은 스킨십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오글거리지 않는 설정으로 공감대를 높였다.
또 여름과 태하는 인터뷰 형식을 빌려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내 시청자와 밀당하지 않는 시원한 전개로 시선을 끌었다. 여름과 태하의 같은 상황, 정 반대의 의미 부여는 빠르게 주고 받는 핑퐁게임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이 과정에서 미사여구 없이 던지는 돌직구 대사가 귀에 박히며 오히려 곱씹을 거리를 선사했다.
'연애의 발견'은 그간 KBS가 선보였던 드라마와는 색이 확연히 달라 의문 부호를 떠올리게 했던 것도 사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이라는 소재를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는 대담한 변주를 선보인 '연애의 발견'은 발칙한 욕망과 질투, 집착 등 사랑 위에 흔들리는 사람의 본성을 세심하게 다룰 것으로 예고되며 젊은층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여름 역의 정유미는 첫 방송에 앞서 진행된 '연애의 발견' 제작발표회에서 KBS에서 시도되는 새로운 스타일의 드라마에 대해 "걱정은 없었다. 변화를 시도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믿음이 더 생겼다. 두렵거나 겁나지는 않았다"고 작품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여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첫 방송에서 합격점을 받은 '연애의 발견'이 어떤 이야기로 시청자와 소통할 지 관심을 끈다.
한편 한여름, 강태하, 남하진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애사를 그려낼 ‘연애의 발견’은 이를 통해 떠나는 사람과 다가오는 사람 사이, 변해버린 사랑과 시작되는 사랑 사이, 지키고 싶은 마음과 이미 변해버린 마음의 사이에서 드러나는 설렘, 욕망, 질투, 분노 등 연애의 감정을 솔직하게 그릴 리얼연애공감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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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발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