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안녕' 외모 지적vs외모 고집, 답이 안 보인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4.08.19 06: 51

외모와 관련해 남을 너무 지적해도 문제, 남의 조언을 너무 듣지 않으려 해도 문제였다. 외모를 주제로 한 상반된 사연이 시선을 끌었다.
지난 18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외모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고 폭언도 일삼는다는 헤어디자이너가 등장했다. 그는 당당하게 자신이 외모로 사람을 차별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특히 헤어디자이너인 그는 예쁜 손님을 더욱 정성으로 서비스한다면서, '못생긴 고객은 고집도 세다'는 자신만의 신념을 드러내 모두를 당황하게 했다. 또 그는 못생긴 고객에게는 헤어스타일 보다 성형수술이 먼저라는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고, 동료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는 무례한 언사를 수차례 내뱉어 수많은 동료들이 퇴사하게 만들고 있었다.
헤어디자이너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글썽이면서, 자신이 과거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키가 작고 못생긴, 뚱뚱한 남자에게 돌로 머리를 맞았다고. 그래서 그런 사람에 대한 증오심과 경계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다는 트라우마를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헤어디자이너로 인해 상처 받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에,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자신의 행동을 개선해야 할 것은 분명해 보였다.

반면 외모에 대해 23년 동안 고집을 부리는 엄마도 등장했다. 엄마의 머리카락 길이는 무려 2m29cm. 엄마 또한 중학생일 때 선생님의 강요로 머리를 잘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이 이상해 보인다는 큰 충격을 받은 이후부터 계속 머리를 길러왔다고 말했다. 엄마는 가운데 가르마를 타고 쫑쫑 땋아 기른 머리를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평범한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외모 스타일로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외적인 부분보다 더 심각한 건 안전상의 문제였다. 머리카락이 비상식적으로 긴 것은 생명을 위협하는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뜻이었다. 엄마는 머리카락이 바닥에 끌리니까 주머니에 머리카락을 넣고 다니는데, 차에서 내리다가 본인도 모르게 머리카락이 차문에 끼거나, 다른 사람이 엄마의 머리카락을 밟고 있어 넘어진 적이 있었다. 또 놀이공원에서는 놀이기구에 머리카락이 끼어 엄마가 딸려갈까 봐 늘 조심해야 했다. 딸은 그런 엄마가 너무 불안해서 머리카락을 잘라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그럼에도 엄마는 단호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니 이해하라는 것. 또 엄마는 23년 동안 기른 머리카락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겠다는 목표를 안고 있어 딸의 고민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날 두 사연은 모두 외모와 관련된 것이지만 외모에 너무 관심이 많아 비정상적으로 남을 헐뜯는 헤어디자이너, 또 외모와 관련한 남의 지적에 귀를 닫고 고집을 부리는 독불장군 엄마는 극과 극의 지점에 서 있어 비교하는 재미를 선사했다. 매주 다양한 고민 사연자가 등장하고 있지만 끊임없는 주제로 매번 놀라움을 선사하는 '안녕하세요'에 또 어떤 사연자가 등장할지 관심을 높인다.
jykwon@osen.co.kr
'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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