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백지선, 히딩크처럼 아이스하키 자존심 살릴까?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8.19 06: 58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국의 자존심을 백지선(미국명 짐 팩) 감독이 세울 수 있을까?
한국인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진출한 백지선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18일 취임기자회견을 가졌다.
북미스포츠 중 NHL은 유색인종이 성공하기 힘든 종목이다. 빙판 위에서 경기를 펼쳐야 하는 특성상 여러가지 제한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1세 때 부모를 따라 캐나다로 이민간 백 감독은 1990년 명문구단 피츠버그 펭귄스에 입단했다.

수비수인 백 감독은  1990-1991시즌과 1991-1992시즌에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스탠리컵을 들어봤다. 하키계 최고 선수인 마리오 르뮤(피츠버그 펭귄스 회장)의 어시스트를 받아 득점포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스피로스 아나스타스 코치는 백 감독에 대해 "어렸을 때 하키카드에서 보던 선수였다"고 말할 정도.
하지만 백지선 감독은 순탄한 선수생활을 한 것은 아니다. 프로에 데뷔하기 위해 마이너에서 끊임없이 노력을 펼쳤다. 마이너리그서 3시즌 이상을 노력했다. 탄탄한 수비로 각광을 받았고 캐나다 대표 상비군에 선발되기도 했던 백 감독은 자신이 가진 다짐을 가지고 노력한 결과 피츠버그의 선택을 받았다.
꿈에 그리던 곳에 가서도 노력은 변하지 않았다. 신인들에게 주어지지 않은 기회였지만 따냈다. 화려하게 불태우며 스타 선수로 자리 잡았다.
백 감독이 유색인종임에도 성공할 수 있던 것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취임 기자회견서도 백지선 감독은 이를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이다.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노력을 펼치고 상대방과 경쟁서 승리하느냐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선수시절부터 3P를 신념으로 가지고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3P는 열정(Passion), 훈련(Practice)그리고 인내(Perseverance)다. 조국을 위해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훈련을 하며 인내해서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 감독의 지나온 세월을 타종목과 비교하면 대단한 인물들이 떠오른다. 축구로 따지면 분데스리가서 활약한 차범근 전 감독이고 야구라면 MLB서 100승을 돌파한 박찬호와 비교할 수 있다. 선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백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꾸준함을 증명했다. 2005년부터는 NHL 하부리그 아메리칸하키리그(AHL) 그랜드 래피즈 그리핀스에 코치로 부임했고 2013-2014시즌까지 총 9시즌을 치렀다. 2012-2013시즌에는 AHL 챔피언에 올랐다.
한 팀에서 꾸준히 코칭 스태프로 활약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비록 하부리그지만 백지선 감독은 선수 은퇴 후에도 3P를 바탕으로 임했다.
특히 기자회견서는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서 한국을 4강으로 이끈 거시 히딩크 감독과 똑같은 발언이었다. 백지선 감독은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대표팀서 뛰어야 한다. 매일매일 노력한다면 어제 보다 좋은 오늘을 맞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꾸준함을 선보인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준비하며 했던 말과 일치한다. 지금은 부족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며 조금씩 발전한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말이다.
동계 올림픽의 꽃은 아이스하키다. 백 감독은 자동출전권이 없는 아이스하키를 살리기 위해 과감하게 귀국했다. 다른 외국인 지도자들과는 다르게 사생활적인 부분도 대부분 협회에 일임했다. 아이스하키에 대해 할 일이 많고 자신이 스포츠라이트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레전드가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차범근 전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력을 가지고 있다. 과연 백지선 감독이 젊은 선수 발굴을 바탕으로 한국에 새로운 아이스하키를 심기는 바로 시작됐다.
10bird@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