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일정에서의 유리함보다 경기력에서의 자신감으로 FC 서울전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전북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은 파죽지세(破竹之勢)일 것이다. 전북은 2014 브라질 월드컵 휴식기 이후의 11차례의 경기서 9승 2무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전북은 FA컵 4강 진출과 K리그 클래식 선두 도약을 달성하며 목표인 '더블(FA컵, K리그 클래식 동반 우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파죽지세의 전북도 고비는 있었다. 수원 삼성전에서 패배에 몰렸다가 역전승을 달성했고, 강릉시청과 FA컵 8강전에서도 종료 직전 동점과 역전골을 연속 성공시키는 등 땀을 뺐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을 극복하면서 더욱 강해졌고, 6연패(승부차기 패배 포함)를 당하고 있던 포항 스틸러스를 압도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완파하며 선두를 굳건히 했다.

고비처를 지난 전북은 여유가 있다. 오는 23일 상대할 서울과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까지 6일 동안 휴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더운 8월 날씨 속에서 보름 동안 달려온 전북에는 꿀맛 같은 휴식이다. 전북으로서는 서울과 일전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전북과 달리 서울은 울상이다. 전북처럼 지난 3일을 시작으로 휴식 없이 경기를 소화했지만, 20일 포항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가 예정돼 있어 이번 주에 휴식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산 아이파크와 FA컵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바람에 체력은 바닥이 난 상태다. 물론 지난 인천 유나이티드전서 5-1로 대승을 거둬 사기는 충전이 됐지만, 몸이 힘든 건 사실이다.
분명 전북이 일정에서 유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전북은 일정에서의 유리함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당장 포항전만 보더라도 포항은 주중 경기가 없어서 체력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전북에 큰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북은 포항전을 통해 체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경기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북으로서는 자신감이 생기는 대목이다. 최근 경기력만 놓고 본다면 K리그 클래식 12개 구단 중 으뜸이 전북이기 때문이다. 특히 강한 압박은 전북 다음으로 득점이 많은 포항이 90분 동안 단 3개의 슈팅밖에 시도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또한 새롭게 찾은 김남일-신형민의 중원 조합이 성공을 거두면서 상황에 따른 다양한 옵션도 보유하게 됐다.
물론 서울이 지금까지 전북과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서울은 지난해 5월 전북 원정에서 0-1로 패하기는 했지만, 최근 전북과 11경기서 5승 6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은 최근 전적에 연연하지 않고 있다. 전북은 최근 꺾은 수원에 6경기 연속 무승(2무 4패), 포항에 6연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경기력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안 좋은 전적은 깨진다는 것이 최강희 전북 감독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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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