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꼴찌를 걱정해야 했던 SK가 어느덧 4강 싸움에 합류했다. 마지막 난관을 넘으려면 앞으로 적어도 6할 승률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6할보다는 나머지 지는 ‘4할’의 경기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만하다.
후반기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SK는 후반기 들어 15경기에서 9승6패를 기록 중이다. 승률은 딱 6할이다. 이는 삼성(.833), 넥센(.684)에 이은 리그 3위 기록이다. 투·타에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비의 도움으로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도움을 받았으며 적절한 휴식일 일정도 있었다. 그렇게 3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사이 어느덧 4위 롯데와의 승차는 2경기로 줄어들었다.
4위부터 8위까지의 승차가 2경기에 불과하다보니 5개 팀이 4강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는 혼전이다. 그 중 지금 현재의 기세가 가장 좋은 팀은 SK다. 이만수 SK 감독도 “외국인 타자가 빠졌는데 생각보다 타선이 잘해주고 있다. 고무적이다”라면서 “원투펀치인 김광현과 밴와트는 잘해주고 있다. 채병룡도 조금만 더 올라오면 3선발로 손색이 없다”라고 상승세를 짚었다.

그런 이 감독이 생각하는 4강 턱걸이 승률 마지노선은 6할이다. 이 감독은 “현재 상황을 볼 때 잔여경기에서 승률 6할이면 4위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후반기 시작부터 지금까지 냈던 성적만 유지한다면 역전 4강이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틀린 셈법은 아니고 SK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도 모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SK의 전력이 정면승부를 걸어 6할 성적을 낼 만큼 좋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여전히 전력에는 빈틈이 많다. 윤희상 박희수 박정배라는 마운드의 핵심 멤버들이 부상으로 빠져 있고 설상가상으로 마무리 보직을 잘 수행했던 로스 울프는 아들의 건강 문제로 출국했다. 여기에 4~5선발은 여전한 고민이 있다. 예전 한창 잘 나가던 시절처럼 5~6연승을 밥 먹듯이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는 경기를 잘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 때문이다. 6할이라는 것은 돌려 말하면 10경기 중 4경기는 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 진 4경기에서 타격이 그리 심하지 않다면 6경기 승리를 위한 발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벤치의 선수단 관리와 선발 로테이션 운영, 그리고 경기 상황에서의 과감함 등 복잡한 전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SK는 김광현과 밴와트라는 확실한 선발 투수들을 가지고 있다. 후반기 양상을 단순하게 5경기씩 잘라서 본다면 두 선수가 등판하는 날 중 1경기, 타선이 터지는 날 1경기를 잡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1경기가 관건이다. 이 1경기를 위해 나머지 2경기 전략도 세밀하게 짤 필요가 있다. 당장이 아닌, 좀 더 시즌을 넓게 보고 전략을 짜야 한다.
선수들의 의지와 집중력도 중요하겠지만 지는 경기에서는 필승조를 최대한 아끼는 전략, 선수단의 감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 그러면서도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는 벤치의 리더십 등이 총괄적으로 필요하다. 부상 복귀 선수를 기대하기는 힘든 만큼 결국 공은 이만수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위기관리능력에 달린 모양새다. 다른 팀들의 부진으로 승차는 많이 좁혔지만 역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SK 스스로의 힘과 저력이 있어야 한다. 어부지리가 아닌 자력갱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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