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9' 우승팀 블루아이 "춤은 뷔페…극장에서 골라먹길"[인터뷰]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08.19 11: 56

케이블채널 Mnet '댄싱9'(연출 안준영)이 또 한 번 돋보이는 댄서들을 배출했다. 우승팀 블루아이 뿐만 아니라, 아쉽게 패했던 레드윙즈까지 총 18명의 실력파 댄서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에서는 시즌2의 우승팀 공통인터뷰를 통해 블루아이 멤버 김기수, 김설진(MVP), 김태현, 박인수, 안남근, 윤전일(캡틴), 이지은, 임샛볏, 최남미, 그리고 연출을 맡았던 안준영 PD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승팀 MVP를 거머쥔 댄서 김설진을 비롯해 이들은 모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 극장에 오면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으며 '댄싱9 시즌2'를 참여하게 된 것에 대해 "다시 없을 좋은 경험이었고, 성장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우승 직후에 어떻게 연락처를 알았는지 기부 단체에서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는 말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던 김설진은 "춤은 뷔페라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다"며 "골라먹는 재미가 있으니 극자을 많이 찾아달라"며 방송이 끝난 후에도 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 이하 우승팀 블루아이와의 일문일답.
-소감을 부탁한다.
안준영 PD: 제작발표회부터 이어진 많은 관심 감사하다. 따뜻하게 시즌2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 고맙다. 옆에 계신 아홉분들, 이자리에는 없지만 같이 열정을 불태웠던 레드윙즈 아홉명 감사하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한다.
-최수진 vs 김설진, 반응이 엇갈렸다.
김설진: 수진씨와 비교를 많이 하더라. 춤의 다양성에 대해서 존중해줬으면 좋겠다. 수진씨도 저도 안 좋은 게 아니라 그냥 다른거다. 춤과 체조가 보여주는 것은 분명 다르다고 생각하다. 춤이란 다양한 게 존재하는데, 뷔페라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으니 극장을 많이 찾아달라.
-"춤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는 소감,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김설진: 당황해서 뭐라 얘기할지 몰라서 필터 없이 얘기한 거다. 대중들에게 조명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극장을 찾지 않는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는 방송이 '댄싱9'이다. 그걸 통해서 극장을 찾아오고, 그렇게 찾아온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게 우리가 할 일이다. 아직 과도기다. 긍정적으로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
-MVP 후 차후 계획, 상금 사용도 궁금하다.
김설진: 사실 엊그제 끝나자마자 연락처를 아시고 기부단체에서 많은 분들이 연락이 오셨다. 기부하라고. 예전에 데인 적이 있어서 기부는 알아서 할 거다. 일단 기부는 강요가 되면 안되는 것 같다. (상금으로는) 일단 작업실을 만들고 싶다. 사욕을 채우고 싶은 게 아니라 그 공간을 통해 대중들을 찾아가고 싶다. 제일 필요한 거다. 너무 개인적인 일 같아서, 양가 부모님 네분에게도 써야할 거 같다. 휘동이 형이 마스터가 됐는데, 그건 제 소관이 아니다. 선택을 해주셔야 한다. 제가 할게요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기다리고 있다. 본래는 한국에서 작업하고 싶었던 게 있어서 그걸 하려고 한다. 내년에는 한국이랑 유럽에서 병행하면서 해야할 것 같다. 크게 바뀐 건 베이스캠프가 한국으로 바뀌었다는 게 가장 큰 것 같다. 제가 한곳에 머물면서 살지 못한다. 역마살이 껴서.(웃음) 왔다갔다 할 것 같다.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
-TV를 통해 보이지 않는 재밌는 이야기들이 있나.
윤전일: 우리는 밝다. 사람들이. 합숙소에 있을 때 끝나고 피곤해도 씻지도 않고 먹고 잔다. 일단 한명은 라면 끓이고, 한명은 빨래한다. 수다도 떤다. 비디오 찍고, 회의하고, 상의하고, 이게 숙소에서의 하루 일과였다. '댄싱9'이라는 곳에서 마지막까지 올라온 아홉명까지 같이 고생했던 게 있다. 블루팀이라는 이름으로 아홉이 아닌 '하나'였다. 지금은 이 생활은 끝냈지만, 엊그제 헤어졌는데 아직도 옆에 있는 느낌이다. 이게 끝나고도 아홉명은 오랫동안 손잡고 갈 거다.
-"이렇게 많은 관객들 앞에서 춤을 춘 게 처음이다"라는 표현이 종종 등장했다. 어떤 기분이었나.
최남미: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춰봤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처음이었다. 어렵진 않았다. 무대에서 사람들이 쳐다보는 걸 즐긴다. 백명의 사람들이 있으면 그 사람들을 전부 매료시킨다는 생각으로 췄다.
김설진: 많이 달라진 거 있다. 예전엔 백업댄스, 가수분들과 같이 할때 15년 전, 춤 출 때 카메라를 쳐다보면 PD님들께 혼났다. '니가 가수냐'고. 이번에 다르게 느껴졌던 것은 '카메라 좀 보라'고 코치해준 게 달랐다. 댄서들이 집중받고 있다고 느껴져서 좋았다. 모든 스태프가 우리에게 포커싱을 맞추는데 감동을 받았다.
임샛별: 현대 무용은 평면이 아닌 입체적으로 한다. 카메라와 대화를 해야 하는데 물체이다 보니, 눈을 바라보는 느낌이 나지 않았다. 방향을 앞으로 바꿔야 하는 점에서 힘들었다. 타협 하면서 배웠다는 생각이다. 스트릿 댄서분들은 앞으로 주지만, 우리는 다양하게 준다. 타협하는 과정에서 얻었다고 느낀다. 현대무용은 3차원이라 어려워하는데, (변화 하는 걸) 배웠다
-'어벤저스'라 표현했다. 다른 장르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기분은.
김기수: 해보고 싶었던 거다. 할 수 없는 환경이었는데, 각 장르의 분들과 작업할 수 있게 되어 기뻤다. 중간적인 부분으로 연습하며 배운 게 많다. 다시는 이런 기회가 올까하는 기분이 들었다. 댄서로서 내면의 것을 일깨워준 기회였다.
안남근: 배운다는 생각을 했다. 그 친구가 가진 것들을 카피하려고 노력했다. 박자나 개성을. 카피하다보니깐 '내 화'되더라. 발전이 됐고 좋았던 시간이다.
김설진: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외치는데 무대에선 공산주의가 되더라. 사람들마다 아름다움을 찾는 방법이 있어서 좋았다. 외국에 있을 때 유튜브로 참가자분들의 영상을 많이 봤다. 연예인을 보는 기분이었다. 너무 좋은 기회였다.
안준영 PD: 클랙식은 음악을 바탕으로, 스트릿은 음악에 춤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함께 작업하면 멘붕이 온다. 작업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걸 보면서 제작진으로서 신기했다. 어떻게 보면 '댄싱9'이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장르의 댄서들이 모여서 하나의 화합을 낼 수 있다는 게. 삐걱대지만 서로의 리스펙트가 있기 때문에 맞춰주며 성장한다. 스포츠댄스의 경우엔 클래식도 스트릿에서 맞출 수 있는 분야였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 끝나고 댄서들에게 고맙다는 얘길 했다. 시즌1과 달리 스트릿 댄서들이 합을 맞춰서 디테일해 졌다.
-안남근 씨는 '마성의 매력남'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안남근: 잘 포장해주셔서 감사하다. 시간을 두고 저를 만나보면 저를 좋아하실 거다.
-시즌1과 어떤 부분이 달랐다고 보나.
안준영 PD: 제작진으로서 시즌1보다 조금이나마 신경을 썼던 건 춤이었다. 춤에 대한 편집.. 시즌1에서는 편집할 때 어렵지 않았다. 춤을 알게 되면서, 손끝 발끝을 보게 되면서 음악에 맞춰 편집을 하게 된다. 과연 대중들이, 내가 너무 앞서가는 게 아닌가. 대중보다 조금 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이 앞서면 이해를 시켜줘야 하니깐. 이런게 포인트다. 이런 걸 보여줘야 겠다. 카메라라는 매체가 춤을 담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댄서들에게 어떤 걸 보여주고 싶느냐를 물어본다. 카메라라는 매체를 통해서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한다. 올해 춤 편집을 하는게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는 걸 느꼈다. 부족함도 느꼈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댄서들의 춤을 안 빠뜨리고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름을 걸고 말씀드릴 수 있다.
-시즌3가 준비되나.
대중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시즌3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다. 제가 알기엔 회사에 라인업이 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많이 사랑해주고 기대해달라.
-댄서들은 힘들다는 선입견이 있다. 수입은 어느정도가 되나?
안남근: 지금은 수입이 없다. 예고에 레슨을 나가면 한달에 200~300정도를 벌었다.
안준영 PD: 돈이 중요한 건 아니다. 충격적인 걸 들었는데 공연을 자기 돈으로 한다는 거다. 티켓비는 소품비랑 대관료에 들어간다고 했다. 수익이 왜 안나는데 '왜 공연을 하냐'고 물어보니 '댄서로서 너무 공연하고 싶다. 레슨 선생님이 아니라 댄서로 남고 싶어서 사비를 들여서 공연을 한다'고 답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아왔으면 좋겠다. 이번 공연을 보면서 어디서 이런 공연을 볼 수 있을까란 생각을 많이 했다. 물론 짧은 시간속에 공연을 만드느라 힘들었지만, 공연장에서는 훨씬 더 훌륭한 공연을 볼 수 있을 것. 라스베가스에서나 볼 수 있는 공연을 볼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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