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그룹 방탄소년단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교복을 벗고 좀 더 성숙해진 모습이다. '다크 앤 와일드'라는 앨범 타이틀처럼 어둡고 거칠어졌다. 그리고 그 속에서 방탄소년단의 성장, 힙합그룹으로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첫 번째 정규앨범 '다크 앤 와일드(DARK & WILD)'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 컴백 소감 등을 밝혔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새 앨범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며 "음악방송 1위"를 목표로 잡았다.
오는 20일 발매되는 이번 앨범은 방탄소년단이 데뷔 1년 2개월 만에 발매하는 첫 번째 정규앨범으로 사우스(Soyth), 웨스트(Wset), 붐뱁(BoomBap), 트랩(Trap) 등 힙합의 장르적 특성을 살린 트랙 등 총 14곡을 수록, 방탄소년단의 음악적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했다. 자작곡의 완성도를 높이면서 음악적인 역량도 발휘했다.

랩몬스터는 "14곡이 수록돼 있다. 우리가 음악적으로 참여도가 높아졌다. 음악적으로 많이 성숙했다고 말하고 싶다"라면서, "곡마다 전달해주려고 하는 메시지나 감성이 있었다. 이전에는 그런 게 하늘처럼 뿌연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명확해진 것 같다. 대중에게 더 잘 전달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날 처음으로 공개된 타이틀곡 '데인저(Danger)' 무대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성장을 느낄 수 있었다. '날 갖고 장난 치지 말라'는 가사처럼 거친 느낌을 강조하면서 소년 티를 벗고 남성적인 매력을 어필했다. 비주얼부터 각 잡힌 군무까지 교복을 벗어 던진 그들의 성숙한 매력이 물씬 풍겼다.
타이틀곡 '데인저(Danger)'는 2000년대 초반 유행한 클럽튠의 힙합 그루브와 펑크록 기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합합곡으로, 직설적인 랩과 파워풀한 후렴구 등 빈틈없이 짜인 구성이 매력적이다. 연인사이지만 왜 나만 사랑의 약자여야 하는지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으며, 이번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랩몬스터는 타이틀곡에 대해 "100프로 힙합은 아니지만, 힙합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힙합"이라면서 "최근 '쇼미더머니'의 바스코 선배님 무대도 그렇고 어떤 것이 힙합이냐 하는 걸로 논란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타 장르의 음악에 랩을 얹은 것도 힙합이라고 볼 수 있는 것 같다. 이 곡은 굉장히 힙합스러운 기반에 안무나 보컬, 멜로디 요소를 고려한 곡"라고 설명했다.
퍼포먼스에서도 성장을 느낄 수 있었다. 힙합을 기반으로 한 기존 안무에 섬세함을 더했고, 깔끔한 동선을 완성하기 위해 많은 연습량을 소화했다. 곡의 리듬감에 맞춰 선보인 현란한 스텝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수록곡 '호르몬 전쟁'의 무대도 공개됐다. 강렬한 록 사운드와 드럼이 결합된 힙합곡으로, 아름다운 여자 앞에서 가슴이 뛰는 건 호르몬 작용 때문이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여자는 최고의 선물' 등 다소 수위가 높은 가사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랩몬스터는 "가사에 민망할 수 있는 표현이 있었다"라면서 "막내 정국은 18살이고, 진 형은 23살이다. 사실 이 나이대 남자들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한 것 같다. 조금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하지 않을까 해서 과감하게 그런 표현을 사용했다"라고 밝혔다. 또 뷔는 새 앨범에 대해 "노래의 주인공이 성숙해진 만큼 우리도 성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비주얼고 업그레이드시켰다"라고 말했다.
멤버들 스스로도 '성숙'해진 점을 강조했다. 또 그들은 그룹명의 '소년'을 "성장의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랩몬스터는 "방탄소년단의 소년은 어른이 되기 전 청소년처럼 성장의 가능성을 의미한다"라며 "방탄소년단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첫 번째 정규앨범인 만큼 소감과 각오도 남달랐다. 슈가는 "싱글과 미니가 개인적으로 몸풀기였다고 생각한다. 방탄소년단의 색이 진하게 담긴 앨범이다. 이제 본격적인 달리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제이홉은 "음악적으로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힙합 매니아와 대중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음악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교복을 벗고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방탄소년단이 성장한 모습으로 힙합그룹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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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