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의 생애 첫 만루포를 앞세운 두산이 SK를 꺾고 3연승을 내달렸다.
두산은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서 3-4로 뒤진 6회 터진 정수빈의 역전 만루 홈런에 힘입어 리드를 되찾아온 끝에 12-6으로 이겼다. 3연승을 기록한 두산(44승51패)은 이날 울산에서 한화에 패한 롯데를 제치고 6월 19일 이후 61일 만에 4위로 올라섰다. 반면 SK(43승56패)는 7위 KIA와의 승차가 1경기로 벌어져 일보 후퇴했다.
양팀 선발이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경기는 홈런의 힘으로 결정됐다. 두산은 김재호가 5회 솔로포, 정수빈이 6회 만루포로 SK 선발 밴와트를 두들겼다. 불펜도 4⅓이닝 동안 4실점한 선발 마야의 조기 강판 여파를 잘 이겨냈다. 반면 SK는 경기 초반 확실하게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고 6회 투수 교체 타이밍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역전패를 당했다.

정수빈은 생애 첫 만루포를 터뜨리는 등 3안타 7타점의 맹활약을 펼쳤고 김재호도 3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8·9번 타자들의 눈부신 분전이었다. 반면 SK는 두산(12안타)보다 더 많은 16안타를 치고도 효율적으로 점수를 쌓지 못했다. 이재원 최정이 3안타씩을 때리며 분전했으나 팀 패배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한국무대 데뷔 후 5전 전승을 달렸던 밴와트는 5⅔이닝 7실점으로 시즌 첫 패전을 떠안았다.
선취점은 SK가 냈다. 1회 선두 조동화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출루했고 김성현의 타석 때 폭투로 3루까지 갔다. 여기서 김성현이 우전 적시타로 가볍게 1점을 뽑았다. 그러나 이후 1사 1,3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자 두산이 곧바로 반격했다. 2회 2사 1루에서 이원석 김재호의 연속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은 두산은 정수빈이 좌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SK는 4회 무사 만루의 결정적인 기회를 날렸다. 선두 김강민의 안타와 도루, 나주환의 볼넷, 그리고 임훈의 중전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으나 정상호가 투수 앞 병살타로 물러났고 조동화마저 좌익수 뜬공으로 잡히며 1점도 얻지 못했다. 그러자 두산은 5회 선두타자 김재호가 밴와트를 상대로 올 시즌 자신의 첫 홈런을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 보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SK는 5회 상대 실책과 집중타를 조합시켜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 김성현의 볼넷과 최정의 좌전안타로 무사 2,3루를 만든 SK는 이재원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3루 주자 김성현이 홈을 밟았다. 그런데 여기서 커트맨 역할을 한 칸투가 3루로 뛰던 최정을 잡는다는 것이 송구 실책으로 연결되며 최정까지 홈을 파고들어 역전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SK는 박정권의 안타, 김강민의 좌익선상 적시 2루타로 4-2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두산은 곧바로 경기를 뒤집으며 다시 분위기를 뺏었다. 6회 2사 만루에서 김재호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1점을 추가한 두산은 정수빈이 밴와트를 상대로 개인 통산 첫 만루포를 터뜨리며 순식간에 7-4로 달아났다. 반면 SK는 똑같은 6회 2사 만루에서 박정권이 바뀐 투수 이현승에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분루를 삼켰다. 두산은 8회 1사 만루에서 나온 오재원의 2타점 적시타로 또 달아났다.
SK는 8회 이명기 김성현의 안타, 그리고 최정과 이재원의 적시타를 묶어 2점을 뽑았으나 박정권의 큼지막한 타구를 우익수 민병헌이 호수비로 잡아내며 마지막 추격의 희망을 잃었다. 오히려 두산은 9회 김재호 정수빈의 적시타로 3점을 더해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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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