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훈-박용택, LG 베테랑의 절대적 존재감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08.20 05: 59

LG 트윈스의 베테랑 정성훈(34)과 박용택(35)이 꾸준한 활약으로 절대적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LG 라인업에서 이들이 빠진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LG는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정성훈, 박용택의 홈런포를 앞세워 7-5로 역전승을 거뒀다. 4위 싸움을 하고 있는 가운데, 4승7패로 상대 전적에서 밀리는 넥센을 잡은 뜻 깊은 승리였다. 이날 경기서는 베테랑들의 힘이 돋보였다.
LG는 선발 류제국이 초반부터 흔들리며 0-4로 끌려갔다. 하지만 3회초에 터진 정성훈, 박용택의 홈런이 경기의 흐름을 LG 쪽으로 가져왔다. 정성훈은 3회초 1사 1루서 9구 승부 끝에 밴 헤켄의 포크볼을 받아 쳐 좌측 담장을 넘기며 추격포를 쏘아 올렸다. 이어 박용택도 1사 1루서 밴 헤켄의 초구 빠른 공을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밴 헤켄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홈런포였다.

베테랑다운 노림수가 적중했다. 정성훈은 패스트볼을 노리고 있었으나, 포크볼이 밋밋하게 들어오면서 홈런으로 연결시킬 수 있었다. 박용택은 밴 헤켄이 초구 스트라이크를 쉽게 잡으려하는 경향을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스윙한 것이 통했다. 에이스 밴 헤켄도 베테랑들의 맹타를 막을 순 없었다.
LG가 넥센을 상대로 거둔 승리는 의미가 있었다. 먼저 LG는 넥센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다. 매번 중요한 순간에 넥센에 패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번엔 4점 차를 뒤집으며 경기를 내주지 않았다. 또 리그 정상급 투수로 자리 잡은 밴 헤켄을 무너뜨린 점이다. 특히 밴 헤켄은 이날 경기 전까지 LG전 4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1.37로 강했다. 8개 구단 통틀어 가장 좋은 성적이었기에 LG에 부담이 되는 상대임이 틀림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 그 중심엔 역시 베테랑들의 활약이 있었다.
정성훈은 확실한 리드오프가 없는 상황에서 제 몫을 잘 해내고 있다. 2009 시즌 이후로 처음 1번 타자 자리에 들어서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번 타순에서만 4개의 홈런을 뽑아내며 ‘완성형’ 1번 타자로 거듭났다. 시즌 초반 리드오프 자리는 박용택이 맡았다. 박용택 역시 1번 타순에서 타율 3할3푼9리 4홈런으로 맹활약했다. 또 현재 3번 타순에서는 타율 3할5푼3리 2홈런을 기록하며 어느 자리에서든 기대 이상을 해주고 있다.
사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리드오프 임무를 소화하긴 쉽지 않다. 많이 출루해 뛰어야 하기 때문에 베테랑들에게는 체력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자리다. 하지만 정성훈과 박용택은 이미 프로에서 정상급으로 인정받은 선수들이기에 어떤 자리서도 제 실력을 맘껏 뽐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베테랑들이 주축으로 자리 잡은 탓에 팀의 노쇠화를 걱정한다. 그러나 현재 LG에서 이들의 존재감을 생각한다면 이런 우려는 이른 감이 있다. 베테랑들의 힘이 없었다면 LG의 반등도 없었을 것이다. LG의 4강 진출 역시 이들의 손에서 결정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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