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4년차 외야수 김경언(32,한화)은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제까지 최고타율(100타석 이상 소화 시즌)이 신인이었던 2001년 KIA 시절 기록한 2할8푼7리였는데 19일 현재 타율 3할4푼5리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19일에는 팀 승리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김경언은 우익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 6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2회 1사 2,3루에서는 우중간 안타로 2타점을 올렸고 8-7로 턱밑까지 쫓기던 9회 2사 2,3루 마지막 공격에서는 승리에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김경언의 활약은 김응룡 감독의 마음도 녹였다. 김 감독은 최근 "요즘 김경언의 타격 페이스가 좋다. 3번타자로서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며 "김경언이 있을 때 득점 생산력이 높아진다"고 보기드문 극찬을 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김경언은 4번 김태균의 침체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면서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김경언은 단순히 타율만 높은 게 아니다. 출루율 4할2푼5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선구안에도 눈을 뜨며 상대 투수들을 괴롭히고 있다. 또한 안타 67개 가운데 장타가 18개일 정도로 생산력도 높아져 장타율 4할9푼을 기록 중이다. OPS는 0.915, 비록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OPS 리그 20위 정도에 해당한다.
또 득점권에서도 강하다. 김경언의 올 시즌 득점권타율은 3할7푼5리, 50경기 이상 출전한 한화 주전선수 가운데 가장 높다. 덕분에 타점도 불과 59경기에서 37점을 올리며 팀 내 4위를 달리고 있다. 주자가 있을 때 타율도 4할2푼6리로 매우 높다.
올해가 끝나면 김경언은 데뷔 14년 만에 FA 자격을 얻게 된다. 혹자는 농담삼아 'FA로이드'라고 말하지만 그게 선수의 집중력이자 실력이다. 김경언 역시 FA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타격 페이스가 좋아진 건 둘째 아이 출산도 있고 FA를 의식하다보니 집중력이 생긴 것 같다"는 게 김경언의 설명이다.
그럼 현재 고공행진중인 타율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김경언은 19일 경기 후 "최근 타격코치로부터 몸이 빠지는 것에 대해 지적 받았는데 최대한 몸쪽에 붙어서 치려고 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타격 페이스가 떨어질 때마다 코치와 상의를 해가면서 금방 감을 되찾고 있다.
김경언은 다시 한 번 올해 타격 목표로 '3할6푼'을 내세웠다. 원래 목표인 3할5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조금 높게 잡아야 한다는 게 김경언의 생각이다. 그리고 목표 한 가지가 더 생겼다. "지금 분위기도 좋고 한데 팀 성적이 한단계 오르는 데 중심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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