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타격왕 레이스가 재편되고 있다. 기존의 이재원(SK) 김태균(한화) 김주찬(KIA) 3파전 구도가 깨진 가운데 민병헌(두산)과 손아섭(롯데)의 역습이 본격화된 것이다.
20일 현재 타율 1위는 이재원이다. 시즌 초반 4할 타율을 유지했던 이재원은 3할7푼7리로 이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김주찬-김태균에게 차례로 1위 자리를 내주며 잠시 흔들리는가 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수위타자로 올라섰다.
그런데 경쟁자가 바뀌었다. 김주찬과 김태균이 주춤한 사이에 민병헌과 손아섭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20일 현재 이재원에 이어 민병헌과 손아섭이 각각 3할6푼9리, 3할6푼4리의 타율로 2~3위에 랭크돼 있는 것이다. 이재원과 차이도 가시권이라 추월 가능하다.

민병헌은 3~4월(.346) 4월(.356) 5월(.400) 뜨거운 기세를 자랑하더 6월(.267)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하지만 7월(.439) 불꽃타로 회복하더니 8월(.368)에도 뜨거운 기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6월 한 때 3할3푼7리까지 떨어졌던 타율을 두 달 만에 3푼이나 끌어올리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손아섭도 꾸준함을 무기로 계속 추격 중이다. 손아섭은 3~4월(.340) 5월(.365) 6월(.400) 7월(.359) 8월(.356) 모두 3할4푼대 이상 고타율을 치고 있다. 이렇다 할 슬럼프가 없다. 경쟁자들이 부침을 나타내자 손아섭의 꾸준함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5월 이후 타율 3할4푼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반면 김주찬과 김태균은 8월 들어 기세가 한풀 꺾였다. 시즌 타율 3할6푼4리(.3639)로 손아섭(.3641)에 2모 뒤진 4위에 랭크돼 있는 김주찬은 6월(.467) 7월(.407) 4할대로 고공비행했으나 8월(.161) 1할대로 곤두박질쳤다. 3할6푼1리로 이 부문 5위까지 내려앉은 김태균도 6월(.438) 7월(.389)에 비해 8월(.250)에는 페이스가 눈에 띄게 떨어지며 경쟁에서 밀려났다.
반면 김주찬·김태균에 비해 풀타임 주전 경험 부재가 약점으로 지적됐던 이재원이 계속 타율 1위를 고수하고 있어 돋보인다. 올 시즌 처음 풀타임 주전으로 보내고 있는 이재원은 8월(.314)에도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기대이상 꾸준함을 발휘하고 있다. 포수 포지션도 겸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그러나 민병헌과 손아섭의 기세에서 1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주찬과 김태균의 반등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조금 더 범위를 넓혀보면 6위 서건창(넥센·.358) 7위 최형우(삼성·.355)도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 2014년 타격왕 경쟁이 올해는 정말 '예측불허' 싸움이 되어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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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민병헌-손아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