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넘어 우승까지' 서울, 포항 원정 미션은 기선제압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8.20 08: 07

"몰리나가 복귀한 후 많은 득점 장면이 나왔습니다. 기대를 하고 있어요."
'독수리'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몰리나(34)의 발끝에 기대를 걸었다. 목표는 어디까지나 우승, 상대팀 안방에서 기선을 제압하고 홈에서 4강 진출의 시나리오를 마무리하겠다는 최 감독의 설계도다. FC서울은 오는 2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리는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를 갖는다.
한국팀끼리 맞붙은 8강 1, 2차전 도합 180분의 승부에서 중요한 것은 기선제압이다. 서로를 알아도 너무 잘아는 서울과 포항이 4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첫 경기인 1차전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서울의 입장에서는, 안방에서 경기를 펼치는 포항을 꺾고 올라가 2차전을 자신들의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낼 수 있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지난 시즌 ACL에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에 밀려 준우승에 그친 서울로서는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우승을 이루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초반 부진으로 인해 K리그 클래식에서도 현재 7위에 머무르고 있는만큼, ACL 우승을 향한 서울의 지향은 간절하고 또 의미가 깊다.
다행히 분위기는 서울 쪽을 향하고 있다. 리그와 FA컵을 통틀어 올 시즌 포항과 3번 맞붙은 서울은 1승 1무 1패로 리그 2위 포항과 호각을 다투고 있다. 여기에 최근 리그 성적도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굳은 결심으로 빼든 로테이션 카드가 성공하면서 5-1 대승을 거둔 인천전은 최용수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여기에 지난 시즌 ACL 준우승으로 다져진 경험이 더해지면 포항전도 충분히 해볼만하다. 최 감독은 출사표에서 "지난해 준우승의 아쉬움과 소중한 경험이 축적됐다. 선수들이 8강이라는 쉽지 않은 상대를 두고 어떤 방식으로 두 경기를 운영해야 할지 잘 알고 있을것이다. 경험적인 측면에서 잘 돼있고, 잘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며 아쉬움과 경험을 키포인트로 꼽았다.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아쉬움과, 결승전까지 간 경험들이 선수들을 이끌어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 중에는 몰리나에 대한 부분도 크게 작용한다. 이적한 데얀과 함께 '데몰리션'으로 리그 최고의 파괴력을 자랑한 몰리나는 광저우와 결승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부상으로 인해 리그 전반기 동안 팀 전력에서 이탈하며 서울의 어려운 시간을 먼 발치서 지켜봐야했다.
하지만 몰리나의 복귀 이후 서울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후반기 8경기에 출전해 4골 2도움을 기록 중인 몰리나는 에벨톤-에스쿠데로와 함께 서울 공격의 핵심이다. 최 감독도 "몰리나 복귀 이후에 많은 득점 장면이 나왔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있다"며 그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과연 물오른 몰리나의 공격력을 앞세운 서울이 포항을 넘어 지난 시즌 ACL에서 못다이룬 우승의 꿈을 위해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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