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공 하나에 달라지는 외야 수비 시프트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8.20 12: 59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문우람, 이택근, 유한준이 주전 외야수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유한준이 부상으로 제대로 나서지 못하면서 로티노, 이성열, 박헌도 등이 백업으로 기용되는 중이다. 이처럼 탄탄한 넥센 외야진은 경기 도중 다른 팀보다도 유독 많은 움직임을 보인다. 수비 위치를 바꾸는 '시프트'가 경기 내내 일어나는 모습이다.
중계 카메라에 선수들에게 사인을 보내는 모습이 유독 많이 잡히기도 하는 심재학 넥센 외야수비코치는 지난 19일 "우리 팀은 매 타자가 아니라 매 공마다 수비 시프트가 바뀐다. 타자의 움직임이 볼카운트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휘두르다가 불리한 카운트에서는 밀어치기를 할 수 있다. 그래서 매 카운트마다 시프트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 타자들의 타격 스타일을 모두 파악해야 한다. 심 코치는 외야수비코치가 된 2012년부터 2년간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자료를 모아왔다. 심 코치는 "나도 머리가 아프지만 매 번 내가 바꾸는 대로 움직여야 하는 선수들도 체력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수비 시프트는 최근 프로야구 성향에서 그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심 코치는 "요즘은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가 추세이기 때문에 외야에서 안타를 원바운드에 잡냐 못 잡냐가 베이스를 내주느냐로 연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보다 외야 수비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 코치는 다양한 시프트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이 믿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내가 움직이라고 했을 때 그것을 믿지 못하면 힘들다. 계속 시프트를 바꾸는데 '뭐야 왜 또 바꿔. 맞지도 않는데'라는 생각을 가지면 꼬인다. 그래서 매 번 잘 움직여주는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넥센은 데이터 야구, 섬세한 야구를 표방하는 염경엽 감독의 스타일에 따라 코칭스태프 역시 다양한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실전에 활용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일사분란한 움직임 자체가 넥센의 리그 수준급 외야진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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