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야경꾼일지’ 정일우, 여린 사슴의 눈빛 한방 ‘안방 뭉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8.20 08: 13

‘야경꾼일지’ 정일우가 왕에게 저주를 걸었다는 음모에 휘말린 가운데, 자신을 믿지 않는 호위무사 정윤호에게 큰 상처를 받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했다. 정일우의 슬픔이 가득한 눈빛은 화려한 풍류 왕자 내면에 감춰둔 깊은 고뇌가 느껴져 안쓰러움을 유발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일지’ 6회는 사담(김성오 분)으로 인해 기산군(김흥수 분)을 저주했다는 억울한 곤경에 빠진 이린(정일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린은 역모죄는 물론이고 목숨까지 위협받았다.
애써 처연한 모습을 보였던 이린이 와르르 무너진 것은 호위무사이자 기산군의 충복인 무석(정윤호 분)의 오해로 인한 일침 때문이었다. 무석은 이린이 기산군을 죽이려고 들었다고 단단히 믿고 평상시와 달리 가볍게 농담이나 하는 이린을 한심하게 생각했다. 결국 무석은 조정이 이린의 기산군을 향한 저주로 떠들썩하다는 이야기를 건넸다. 물론 모함이었지만 무석은 이린을 믿지 않았다.

이린은 “저주라니? 자네도 그 자리에 있었다. 난 어머니가 그리워 향불 하나 올렸다. 음모다. 누가 날 모함하는 거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무석은 증좌들을 꺼내보이며 이린이 그 어떤 이야기를 해도 흔들리지 않았다.
무석은 “내가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그런 마음을 가졌다는 거다. 전하를 해하고자 했던 마음은 죗값을 치러야 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자신을 오해하는 무석의 행동에 상처받은 것은 이린이었다. 이린은 처음으로 무석 앞에서 진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자넨 매사 그리 확신하나. 자네가 믿는 것이 다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 보이지 않은 것들 그것이 진실일 수 있다”고 타일렀지만, 무석은 “나는 보이는 것만 믿는다. 내가 보기엔 대군은 보이는 게 다였다”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귀신을 볼 줄 알지만 이를 꽁꽁 숨기는 이린과 귀신의 존재는 믿지 않는 무석은 태생적으로 대립할 수밖에 없는 물과 기름 같은 사이다. 더욱이 무석은 기산군에 대한 충심이 가득한 무사 중에 무사.
무석의 말은 풍류를 즐기며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처럼 행동한 이린을 보는 세상의 시선과 같았다. 살아남기 위해 권력과 가까이 가지 않기 위해 자신을 타락한 것처럼 꾸민 이린이었기에 무석의 일갈에 교차된 슬픈 표정은 시청자들을 안쓰럽게 했다.
정일우는 한순간에 바뀌었다. 방금까지 무석에게 농담을 건네던 가벼운 모습을 거두고, 진지하게 항변하는 모습으로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줬다. 여기에 해명에도 달라지지 않는 무석의 모습에서 실망 가득한 슬픔이 어려 있었다. 눈빛 하나로 이린의 번뇌가 모두 담긴 정일우의 연기는 향후 그가 조선을 구하기 위해 분투하기 전의 각성으로 연결 지어졌다.
세상만사 무관심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이린이 칼을 빼들기 전까지의 감정을 차곡차곡 쌓는 중인 것. 철 없는 풍류 왕자 이린이 조금씩 바뀌는 모습을 보는 재미는 상당하다. 더불어 정일우가 극의 전개에 따라 섬세하게 변화시키는 감정의 선을 지켜보는 즐거움도 있다. 정일우는 이 드라마에서 대표적인 청춘 스타다운 멋스러움과 한층 발전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잘생긴 외모는 데뷔 초부터 워낙 유명했고, 이젠 연기력까지 갖추고 있다. 복잡한 속내를 가진 이린을 제법 섬세하게 감정 연기로 표현하는 정일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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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꾼일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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