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기의 연애 스타일이 공개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연인 간의 스킨십에 큰 비중을 두지 않던 김슬기의 연애는 연애라고 말할 수도 없다는, 단지 '썸'일 뿐이라는 남자의 잔인한 말에 검은 눈물을 흘리는 비참한 결과를 보여줬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 2회에서는 솔(김슬기 분)이 남자친구인 은규(구원 분)에게 차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솔은 은규에게 속옷 선물을 은밀히 건네며 여행을 제안했지만, 은규는 "너와 나는 여행갈 사이는 아니다. 너는 그냥 여자 친구다. 그냥 여자 사람 친구"라고 선을 그었다. 솔은 은규와 많은 시간을 할애해 데이트하고,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통화했던 일을 상기시키며 어떻게 그냥 친구냐고 물었지만, 은규는 "안 잤잖아"라고 답해 솔을 오열하게 했다.
솔은 여름(정유미 분)과 준호(윤현민 분)에게 "세상이 왜 이렇게 됐어? 언제부터 사귄다 안 사귄다 기준이 잠자는 게 됐어? 친구와 연인의 기준이 그거야?"라고 물었고 여름과 준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솔을 안타깝게 바라봐 웃음을 자아냈다.

은규가 솔과 수많은 데이트를 이어오면서도, 그를 그저 친한 '여자 사람 친구'로 여겼던 것은 '연인 인듯 연인 아닌', '썸'으로 지칭되는 단계가 언제부터인가 많은 이들에게 공식적으로 인정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식 연인으로 발전하기 전 단계에서 남녀 사이에 미묘하게 흐르는 설레는 감정을 한껏 즐기지만,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단계인 '썸' 관계를 이용한 은규의 발 빼기는 '쿨한 사이'로 포장된 썸의 폐해, 부작용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며 시선을 끌었다. 온마음을 다해 상대방을 사랑했지만, 잠을 자지 않았기 때문에 연인 사이는 아니라는 은규의 말은 달콤하게 포장됐던 썸의, 이보다 더 잔인할 수는 없는 또 다른 얼굴이었다.
또 30대 성인들의 연애를 다루면서 요즘 성인 남녀가 연애하는 수준에서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그려내겠다고 밝힌 제작진의 말처럼, 썸과 사귀는 사이를 스킨십으로 구분하는 이들의 모습은 한없이 명쾌하면서도 복잡미묘한 진짜 연애의 민낯을 하나씩 보여주며 공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연애의 발견'은 떠나는 사람과 다가오는 사람 사이, 변해버린 사랑과 시작되는 사랑 사이, 지키고 싶은 마음과 이미 변해버린 마음의 사이에서 드러나는 설렘, 욕망, 질투, 분노 등 연애의 감정을 솔직하게 그려낼 리얼연애공감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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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발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