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루시’, 최민식의 분량을 걱정하지 말라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4.08.20 17: 44

베일 벗은 ‘루시’, 어디서나 통하는 최민식의 존재감
배우 최민식의 할리우드 데뷔작 영화 ‘루시’(감독 뤽 베송)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액션영화의 거장 뤽 베송과 함께 한 최민식은 위대했다. 뤽 베송의 완벽한 연출 하에 최민식은 생동감 있게 팔딱팔딱 뛰었다.
20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처음 공개된 ‘루시’는 다양한 비유의 향연과 화려한 CG, 최민식의 강렬한 존재감, 스칼렛 요한슨의 화려한 액션연기로 꽉 채워져 있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루시’는 다음을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영화였다.

그저 단순하게 인간이 자신의 뇌를 100% 사용할 수 있을 때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그린 것이 아니라 한 개의 세포가 일초에 몇 개의 신호를 보내는지 등 수치를 이용해 환상적인 역학관계를 만들어냈고 지성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허무맹랑하게 비현실적인 장면들을 늘어놓지 않고 과학적인 사실을 근거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영화의 설득력이 상당하다.
무엇보다 국내 영화팬들이 ‘루시’에 유독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는 한국 배우 최민식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특히 1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명량’의 주인공 최민식이 할리우드 배우 스칼렛 요한슨과 호흡을 맞춰 그가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가 가장 큰 관심이었다.
먼저 말해두고 싶은 건 최민식의 분량이 적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스칼렛 요한슨, 모건 프리먼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영화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민식의 연기는 그간 그가 선보인 연기의 질감이나 색깔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최민식이 총을 들고 광기를 분출하는 연기는 관객들을 완전히 압도한다. ‘루시’ 예고영상에서도 공개된 바와 같이 얼굴에 피가 묻은 채로 영어로 말하는 스칼렛 요한슨을 크게 개의치 않아 하며 한국어로 대사를 하는 모습은 그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최민식은 이날 자신의 연기에 대해 “실망스럽다”라고 표현했지만 할리우드 영화라고 해서 그의 탄탄한 내공이 어디 가겠나. 정형화되지 않은 그만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루시’에서도 빛을 발했다.
스칼렛 요한슨과의 투샷에는 전혀 어색함이 없다. 편안하게 ‘루시’에 스며들어 배우 대 배우로서 연기를 주고받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우리가 할리우드 영화에서 봐왔던 동양 배우의 연기와는 다른 느낌이었기에 신선하게 느껴질 정도.
극 중 그는 루시(스칼렛 요한슨 분)를 괴롭히는 마약 조직의 보스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무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볼 때, 미친 듯이 총을 쏠 때, 부하들을 거느리고 걸어갈 때,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이는 등 그의 연기 하나하나가 묘한 쾌감을 선사했다. 최민식이 ‘명량’에 이어 관객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줄 것이 분명하다. 19세 관람가. 오는 9월 4일 국내 개봉.
kangsj@osen.co.kr
‘루시’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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