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경기 이겨서 다행이다.”
똑같은 1승이지만 이날 1승은 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선발이 무너졌지만 불펜이 버텼고 그래서 역전승을 일궜다. 새로운 마무리 윤길현은 든든했다.
SK는 20일 문학 두산전에서 두산을 6-3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4위 두산과의 승차를 2경기로 줄이는데 성공한 SK. 이날 패할 경우 두산과의 승차는 4경기로 벌어져 험로가 예상됐었다. 하지만 이겼다.

경기 초반 흐름을 빼앗겼다. 채병룡이 2⅔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5볼넷을 기록한 가운데 3회 2사까지 83개의 공을 뿌렸다. 3회 도중 오른쪽 팔꿈치에 이상을 느꼈고 결국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이만수 SK 감독의 표정도 밝을 수 없었다. 3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계투진이 승리의 워동력이었다. 이재영(2⅓이닝 1탈삼진)을 시작으로 여건욱(1이닝 1탈삼진), 전유수(2이닝 1탈삼진), 윤길현(1이닝 2탈삼진)이 6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이만수 감독은 경기 후 “2,3회 승기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이재영이 잘 막아줬다. 여건욱과 전유수, 새로운 마무리 윤길현이 잘 해줬다”라고 계투진을 칭찬했다.
선발이 무너진 가운데서도 불펜으로 버텨내며 값진 1승을 수확했다. 불펜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새로운 마무리 윤길현도 1이닝 무실점으로 뒷문을 걸어잠갔다. 아들 건강 문제로 출국한 로스 울프의 공백을 메웠다. 이날 SK는 선발의 구멍을 불펜이 메웠고 울프의 공백은 윤길현이 채웠다. 이가 없어도 잇몸으로 버틴 꼴이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중요한 경기 이겨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경기 전에는 “4강 싸움이 끝까지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는 SK의 4강 싸움에 힘을 더한 경기였다. 불리함을 극복했기에.
rainshine@osen.co.kr